中, 메콩강 상류 댐 정보 제공 의향 보여??
MRC+中 회의서 세부 방안 나올지 주목
인도차이나반도의 '젖줄'인 메콩강의 기록적인 가뭄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중국과 역내 국가들 간 관계가 회복될지 주목된다. 중국이 그간 공개를 꺼려온 메콩강 상류 댐 운영 정보를 공개할 뜻을 내비친 데 이어 가뭄 관련 공식회의에도 참여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미중 갈등으로 구석에 몰린 중국의 우호국 확보 전략이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가뭄 갈등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50년 이래 최악이라는 이번 가뭄은 최근까지 메콩강 하류 농경지 33만헥타르(ha) 이상을 파괴했고,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의 핵심 산업인 내수 어업을 괴멸 단계로 몰아가고 있다. 가뭄 문제는 메콩유역국들이 상류에 건설된 11개의 중국 댐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국제 분쟁으로 번졌다. 특히 메콩지역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미국은 지난 4월 "위성 데이터 추적 결과 중국이 댐에 가둬둔 수량(470억㎥)은 평년치를 웃도는 반면 하류지역 수위는 예상보다 3m나 낮다"며 중국을 가뭄의 진앙지로 지목했다.
중국은 "미국의 모략"이라고 발끈했지만 의심을 살 만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수자원연구소 등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중국 댐들이 우기에는 홍수를 완화하고 건기에는 저장된 물을 방류해 가뭄 해결을 돕고 있다"면서도 댐 운용 관련 통계자료 등은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는 사이 메콩유역국 내 반중 정서는 갈수록 심화했다. 태국과 베트남에선 "댐을 파괴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논란까지 겹쳐지면서 반중 정서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으로 치달았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중국은 최근 대응 기조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24일 인도차이나 4개국(태국ㆍ라오스ㆍ캄보디아ㆍ베트남)으로 구성된 메콩강위원회(MRC)의 가뭄 사태 관련 화상 협력회의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참석시켜 중국 댐 운영 정보 공유 방안을 거론하는 등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 최근 태국 정부를 통해 "중국은 메콩 상류의 댐 운영 정보를 명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매년 공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 말을 조금 더 구체화한 것이다. 이어 리 총리는 회의에서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힘닿는 데까지 메콩유역국을 지원하겠다"며 자국 백신의 우선 제공 의사도 밝혔다.
베트남 외교가 관계자는 "중국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묶여있는 라오스ㆍ캄보디아와 화교자본이 밀집한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세안 7개국이 최근 미국과 가까워지는 듯하자 중국 정부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미중 갈등의 후과이긴 하지만 중국 댐 정보가 공개된다면 가뭄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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