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트남에 "남중국해 분쟁 조기 해결"
우군 확보 안간힘... 美 간섭 배제에 주력
美, 대만의 中 격퇴 행사에 대표부 참석
중국이 한국에 이어 베트남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에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군사공격을 견뎌낸 추모행사에 사상 첫 대표단을 보내 중국을 자극했다. 미국이 남중국해로 항공모함과 군용기를 보내 무력시위를 벌이자 중국은 주변 해역에서 이례적으로 동시다발 군사훈련에 나서며 맞불을 놓았다.
中, 베트남에 "영유권 분쟁 자체 해결하자"… 美 배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3일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둥싱에서 팜빙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만나 "과거의 성공적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 경계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는 양국이 1979년부터 10년여간 국경 분쟁을 벌이다 육상 경계를 획정한지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왕 국무위원은 "1,450㎞에 달하는 양국 국경을 통해 매년 2,300만명의 인원과 850만톤의 화물이 오가고 있다"면서 "육상 교역량이 연 1,100억위안(약 18조9,000억원)에 달하는 최대 무역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쉬리핑(許利平) 중국 사회과학원 동남아연구센터 소장은 24일 관영 환구시보에 "지난 20년간 중국과 베트남 양국이 외부의 간섭 없이 영유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전 세계에 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은 중국이 강제 점령한 남중국해 파라셀군도 등지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미 미국 뉴욕의 로펌에 소송을 의뢰한 상태다. 이에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베트남의 분쟁을 이용해 갈등을 부추기고 혼란과 불안을 조성하려는 미국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로써 지난 19일부터 닷새간 중국 외교 사령탑이 적극적 '대면 외교'로 접촉면을 넓힌 국가는 한국ㆍ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ㆍ파키스탄에 이어 5개국으로 늘었다.
대만이 中 격퇴한 행사에 美 대표부 첫 참석
중국과 베트남이 손을 맞잡은 날 미국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대만에 재차 힘을 실어줬다. 브렌트 크리스텐슨 재대만협회(AIT) 대표는 진먼다오 포격 추모행사에 참석해 "미국과 대만의 안보협력은 오랜 기간 지켜온 자랑스런 역사"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대사관격인 AIT의 대표를 진먼다오 행사에 보낸 건 처음이다.
진먼다오는 중국 본토에서 2㎞, 대만에서는 210㎞ 가량 떨어진 섬으로 중국은 1958년 47만발의 포탄을 쏟아붓고도 이 곳을 끝내 점령하지 못했다. 대만에는 자부심을, 중국에는 쓰라림을 안긴 곳이다.
미국은 일본과 공중ㆍ해상연합훈련을 마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전단을 21일 남중국해로 보내 방공훈련을 펼쳤다. 머스틴 구축함은 대만해협에 투입돼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ㆍ태평양지역을 수호하기 위한 의지를 과시했다.
이에 중국은 남중국해와 황해(서해) 등 최소 4곳 이상의 주변 해역에서 대함ㆍ대공ㆍ대잠 훈련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장소를 바꿔가며 연쇄적으로 훈련하지 않고 이처럼 동시에 화력을 퍼붓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대만해협에서 군사충돌이 발생한다면 전투가 특정 해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해온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대만 정부가 정세를 오판한다면 선제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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