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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 이단 판정 받나... 개신교계 "믿음을 이념도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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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 이단 판정 받나... 개신교계 "믿음을 이념도구화"

입력
2020.08.25 04:30
수정
2020.08.25 09: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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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예정된 총회에서 각 교단들 결론낼 듯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17일 서울 성북구 교회 사택 앞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성북보건소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17일 서울 성북구 교회 사택 앞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성북보건소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단으로 지정될까. 이단 지정은 개신교계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는 최고의 징벌이다. 하지만 전 목사는 이미 더 잃을 것이 없는 처지라 이단 지정은 그저 상징적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와 기독교대한감리회ㆍ침례회 등 주요 교단들은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줄줄이 정기 총회를 열고 전 목사에 대한 이단 지정 문제를 논의한다.

전 목사 이단 지정 문제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개신교 8개 교단(예장통합ㆍ백석ㆍ고신ㆍ합신ㆍ합동, 감리회, 침례회, 성결교) 연합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가 진행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개신교계 내에서조차 전 목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교계 내부적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해 10 전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에 취임한 뒤 이단 판정을 받은 변승우씨를 이단에서 해제한 결정이다. 변씨는 지나친 신비주의 등의 문제로 2009년 예장통합을 시작으로 각 교단으로부터 줄줄이 이단 판정을 받았다. 전 목사는 교계 반대를 뚫고 지난해 변씨에 대한 이단 해제를 강행했다. 신성모독 논란을 불러온 지난해 10월 청와대 앞 집회 발언,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문제도 있다.

목사라기보다 극우선동꾼에 가까운 과도한 정치적 발언,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상황 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형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신앙인이 사회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면 이단 판정의 대상이 된다"며 "전 목사는 기독교의 복음을 정치체제나 이념의 도구로 전락시킨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단 판정은 각 교단 별로 진행된다. 가장 약한 '예의 주시'에서부터 '엄중경고'를 거쳐 '이단성' '이단옹호자' '이단' '이단 사이비' 등 단계가 있다. ‘이단성’ 이상 판정을 받으면 교단 행사, 목회활동에서 배제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논란이 됐던 신천지는 '이단 사이비'였다.

그래서 주목받는 건 다음 달 21일 예정된 예장합동 총회다. 소속 교인 수가 300만명 이상으로 개신교계 최대 교단이라 예장합동의 결정이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예장합동은 교리 적용이 엄격한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예장합동 관계자는 "이미 교단 차원의 결론은 내려진 상태"라며 "총회 때 최종적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에 대해서는 '이단성' 이상, 전 목사가 최근까지 몸 담았던 한기총에 대해서도 '이단옹호기관'이라 판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고신도 내부적으로 이미 비슷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단 지정이 전 목사에게 큰 타격을 입히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교계는 이미 전 목사와 거리를 두고 있어서다. 한 목사는 "교계가 이단 판정을 해도 전 목사가 신천지처럼 자체적으로 활동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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