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경기 대부분 교회 온라인 예배로 전환
부산 충남 인천 일부 교회 오프라인 강행 '적발'
"주일이라 습관적으로 교회를 찾았는데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일요일인 23일 평소처럼 서울 용산구 교회를 찾은 교인 A(45)씨는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교회 문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당분간 새벽예배 및 주일예배는 모이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이 교회에서는 A씨처럼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예배를 보러 온 일부 신도가 있었으나, 평소 일요일과 달리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정부가 이날부터 '대면 예배'를 금지한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교회 대부분은 대면 예배 대신 온라인 등 비대면 예배로 대체하며 정부 지침을 잘 준수했다. 하지만 부산, 충남, 인천 등지의 일부 교회들은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등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이날 한국일보가 서울 등 수도권 주요 교회 상황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교회가 대면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해 주일 예배를 진행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 등 수도권 지역 교회에서는 비대면 예배만 허용되고, 예배당 안에는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는 설교자와 사회자 등 최대 20명까지만 입실이 허용 됐다.
마포구 한 교회 관계자는 "이미 홈페이지에 생중계 시스템을 마련해 온라인 전환에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종로구 교회 관계자는 "아침 일찍 10명 남짓의 인원으로 비대면 예배를 준비했다"며 "이날 구청 직원까지 나와 방역 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교회뿐 아니라 교인들도 대부분 비대면 예배에 적극적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대면 예배가 중단된 것에 대해 아쉽거나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종로구의 한 교회 관계자는 "아침부터 대면 예배 금지에 대한 교인들 문의 전화가 많았는데 예배 대신 소모임이라도 진행하면 안 되느냐고 묻는 교인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시흥시 한 교회가 수십여명의 신도들과 함께 대면 예배를 강행한 교회도 일부 확인됐다. 교회 3,800여개소를 대상으로 한 서울시 현장 점검에서는 50명 이상이 한데 모여 예배를 본 5곳이 적발됐다.
정부 방역 지침이 비교적 잘 지켜진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대면 예배가 강행된 곳이 적지 않았다. 충남 지역 3,113개 교회 중 751곳이 현장 예배를 하다 적발됐고, 인천에서도 교회 4,074곳 중 378곳이 비대면 예배가 아닌 현장 예배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날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 차원에서 비대면 예배를 거부한 부산에서는 200곳이 넘는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기총 소속 등 1,765개 교회에 대한 일제 점검 결과 270곳이 행정명령을 위반하고 대면 예배를 실시했다. 방역 지침을 위반한 교회는 대부분 중소규모 교회다. 부산시는 대면 예배를 강행한 교회를 상대로 사실 확인을 거쳐 명백한 명령 위반이 확인되면 즉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집합금지 명령을 받은 교회는 31일까지 온라인 예배 준비를 위한 출입은 물론 교인들의 모든 출입 자체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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