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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바뀌지 않은 카페 풍경... 노마스크에 거리두기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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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바뀌지 않은 카페 풍경... 노마스크에 거리두기도 없어

입력
2020.08.23 13: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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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커피숍발 집단감염에도 고위험 시설서 빠져
마스크 안 쓴 이용객에 직원이 제지할 방법 없어
전문가 "협조 안 되면 실내 이용 폐쇄도 고려해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조치 중인 2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이용객과 착용하지 않은 이용객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조치 중인 2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이용객과 착용하지 않은 이용객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조심스럽게 카페를 찾았는데,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있어 놀랐어요."

서울 강동구에 사는 채모(26)씨는 21일 자택 근처 카페에 갔다가, 뭔가 찝찝함 마음에 30분도 안 돼 집으로 되돌아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에도, 일부 카페 이용객들이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음료를 다 마신 뒤에도 마스크를 벗고 있거나, 어린 자녀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카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게 방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직원들은 이런 상황을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 이용객과 카페 측의 무신경한 태도에 불안을 느낀 채씨는 "당분간 카페를 이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임에도 12개 고위험 시설 지정에서 빠진 '카페'가 방역의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방역수칙 의무 시설에 속하지 않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비율이 높지 않을 뿐더러, 이용객들이 장시간 머물며 대화를 나눈다는 특성 때문이다. 실제 경기 파주시의 스타벅스 관련 확진자는 23일 기준 60명에 달했다.

22일과 23일 한국일보가 서울 도심 주요 지역의 카페를 방문한 결과, 곳곳에서 방역 허점이 드러났다. 강남 번화가에는 이용객이 평소에 주말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기는 했으나, 일부 유명 카페는 여전히 대기 인원이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로 붐볐다.

22일 찾은 강남구의 유명 카페에는 피크 시간이 아닌 오후 4시임에도 음료나 디저트를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카페 입구에서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작성하고 손소독제를 이용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지켰지만, 매장 내부에서는 일부 이용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용객 A(36)씨는 "디저트만 포장해 집에서 먹을 생각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직원이 전혀 제지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조치 중인 2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다수 이용객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조치 중인 2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다수 이용객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좌석 수가 100석에 달하는 송파구의 대형 카페에서는 출입명부 작성이나 발열체크 등의 절차가 전혀 없었다. 카페 한 쪽에서는 동호회원으로 보이는 단체 손님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큰 소리로 떠들기도 했다. 이 카페 직원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몇 번 안내 방송을 했는데도 안 지키는 분들이 많다"며 "강제로 나가라고 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파주 스타벅스 사례에서 보듯 카페가 이미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한 적 있는 만큼, 카페 실내 이용을 금지하고 포장 판매(테이크 아웃)만 허용하는 식의 강제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파주 카페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온 상황인데도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시민들의 협조가 없다면 이용을 전면 중단하는 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21일 브리핑에서 "주말이 제일 고비"라며 "확산세가 유지된다면 3단계 격상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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