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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EV 라이프 속 ‘알맞음’에 대한 확신, 르노 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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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EV 라이프 속 ‘알맞음’에 대한 확신, 르노 조에

입력
2020.08.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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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출시 이후 유럽 시장에서 21만 6천대의 판매고를 올린 르노의 컴팩트 EV, '르노 조에(ZOE)'가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2012년 출시 이후 유럽 시장에서 21만 6천대의 판매고를 올린 르노의 컴팩트 EV, '르노 조에(ZOE)'가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르노삼성이 유럽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누려온 컴팩트 EV, ‘르노 조에(ZOE)’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 2012년 데뷔 이후 유럽 시장에서 21만 6천라는 누적 판매를 달성해온 르노 조에는 말 그대로 유럽 시장의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전기차라 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그 동안 모터쇼 등에서 몇 차례 선보이긴 했으나 ‘데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따로 알려진 적이 없었다.

우수한 경쟁자들이 많은 국내 시장에 데뷔하는 르노 조에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 수 있을까? 기대와 우려, 그리고 호기심으로 조에와의 주행을 시작했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르노 조에는 유럽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서브 컴팩트’ 세그먼트에 속한 전기차다.

실제 차량의 체격에 있어서도 비슷한 컨셉의 ‘르노 클리오’와 유사한 체격을 갖고 있으며, 이는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전기차들에 비해 조금 작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제원 상 조에의 전장은 4,090mm이며 전폭과 전고 역시 1,730mm와 1,560mm이다. 휠베이스는 2,590mm이며 공차중량은 배터리를 탑재하며 1,545kg에 이른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진한 르노의 아이덴티티

르노 조에의 첫 인상은 바로 ‘르노의 아이덴티티’가 강하게 전해진다는 것이다.

간혹 전기차를 개발할 때 기존의 내연기관의 차량과는 다른, 조금 더 미래적이고 전기차 고유의 감성을 제시하는 것에 집중하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흐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르노는 그런 일 없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제시한다.

실제 조에를 마주하게 된다면 전기차의 정체성이나 전기차의 미래적인 감성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 동안 만나 보았던, 너무나 익숙한 르노 스타일의 컴팩트 해치백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실제 이러한 모습은 차량 곳곳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전면의 경우에는 르노의 아이덴티티가 과도하게 담긴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가 자리한다. 이와 함께 바디킷 역시 전기차의 감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평범한 내연기관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측면이나 후면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충전 소켓을 전면에 배치한 덕에 전동화 모델을 암시하는 ‘소켓 커버’가 보이기 않아 전형적인 서브 컴팩트 해치백을 떠올리게 한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독특한 모습이지만 기본적으로 컴팩트 해치백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구성 덕분에 ‘EV’의 존재감을 크게 드러나진 않는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감각적인 공간을 마련하다

르노 조에는 국내 시장에서 총 세가지 트림이 마련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인텐스 에코와 인텐스 사양이 주력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구성에 있어서는 최신의 르노가 제시하고 있는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구성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으며, 스티어링 휠이나 계기판, 그리고 각 패널의 디테일한 연출 등도 비슷한 모습이다. 게다가 최근에 이러한 스타일의 차량들이 연이어 데뷔한 만큼 공간 구성이 무척 익숙하게 느껴진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인텐스 트림의 경우에는 가죽과 우레탄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고, 인텐스 에코의 경우에는 가죽과 패브릭의 조화가 눈길을 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최상위 트림인 인텐스보다 인텐스 에코가 조금 더 만족스러웠지만 ‘인텐스’ 트림에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는 외면 못할 어필 포인트가 있었다.

공간의 여유는 제한적이다. 아무래도 서브 컴팩트 해치백이라는 근본적인 ‘체격’의 제한도 있겠지만 전기차 특성 또한 공간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실제 1열 공간은 높은 플로어로 인해 헤드룸이 다소 협소한 편이다. 대신 시트의 쿠션감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장시간 주행에서 편안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2열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도어를 열면 배터리로 인한 높은 플로어, 그리고 단순하게 제작된 시트 등을 확인할 수 있고, 도어 패널 역시 이러한 ‘단순함’과 맥락을 함께 한다. 헤드룸은 어린 자녀는 몰라도 성인이 앉기엔 부담스럽기 때문에 싱글 라이프, 혹은 2인 가족에게 권하고 싶은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실내 공간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의외의 매력도 있었다.

바로 적재 공간에 있었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다양한 물품 등을 싣고 다니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르노 측에서도 2열 공간보다 적재 공간에 조금 더 신경을 썼다는 언급도 있었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합리적인, 그리고 도심 주행에 집중한 조에

르노 조에는 그 체형에서 알 수 있듯 조금 더 ‘명확한 성향’을 담고 있다.

100kW급의 R245 전기 모터는 136마력과 25.0kg.m의 토크로 소형차에게는 충분한 성능을 제시하고 실제 주행에 있어서도 뛰어난 가속 성능을 뽐내지만 기본적으로 ‘도심’ 그리고 가까운 거리의 교외를 다니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실제 52kWh(총 용량 54.5kWh)의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309km의 주행 거리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딱 알맞은’ 드라이빙의 르노 조에

르노 조에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처음 살펴본 차량이 인텐스 에코, 그리고 시승 차량이 인텐스 트림이었던 만큼 가죽의 비중, 그리고 보스 사운드 시스템의 존재감이 눈길을 끌었다. 참고로 인텐스 트림은 마치 ‘블랙 인테리어’ 패키지의 느낌도 있어서 꽤나 멋스럽게 느껴졌다.

가장 먼저 도드라지는 점은 역시 높을 수 밖에 시트 포지션과 만족스러운 시야, 그리고 풍성한 쿠션에 있었다. 특히 시트의 쿠션은 과도할 정도로 풍성했는데 이는 이후 시승에서 그 존재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다만 모터의 소음이 제법 크게 느껴지는 점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었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컴팩트 EV는 빠르게 치고 나간다. 아무래도 100kW급 전기모터는 조금 더 큰 체격의 전기차에 사용하더라도 무방한 성능이기 때문에 조에에게는 ‘스포티하다’라는 표현까지도 언급이 가능할 정도였다.

신호등이 많고, 또 교통체증으로 인해 가다 서고, 또 서다 가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조에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달릴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러한 페달 조작과 출력 전개가 무척이나 자연스러워 이전의 전기차들이 보여준 ‘이질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나 지방을 달릴 때에도 성능에 대해서는 큰 부담은 없을 것 같지만, 차량이 작고 휠베이스가 짧은 편이기 때문에 고속에서의 여유로운 주행보다는 도심에서 경쾌하게 움직이는 것이 조에에 조금 더 적합한 주행이라 생각되었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기어 레버에는 일반적인 주행 모드인 D 모드와 에너지 회생을 위한 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B 모드가 마련되어 있다. 평소 이러한 주행 모드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시승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사용을 하며 그 느낌을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 개인적으로 조에의 B 모드가 제시하는 제동의 정도가 무척 알맞게 느껴졌다. 특히 도심에서 적당한 ‘제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가장 ‘원-페달 주행’이 용이한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차량의 움직임은 해치백, 프랑스 그리고 미쉐린 타이어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조에를 시승하며 머리 속을 채웠던 존재는 바로 ‘클리오 가솔린 사양’이었다. 만약 클리오 가솔린 사양, 그것도 엔트리 모델을 탔으면 조에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조향에 대한 무게감이나 반응, 그리고 차체의 움직임은 프렌치 해치백의 전형적인 모습에 가까웠고, 그리고 PSA의 차량들이 제시하는 것 보다는 르노 특유의 살포시 단단하고 견고한 느낌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 같았다.

시승을 하며 북악스카이웨이를 달려보니 코너와 코너를 공략하고, 또 코너를 탈출하는 즐거움이 상당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미쉐린 타이어와 시트의 존재감이 도드라졌다. 특히 미쉐린 타이어는 동급의 타이어 중에서 비교적 소프트한 성향을 바탕으로 주행 중 노면에서 올라오는 자잘한 진동을 무척이나 능숙히 대응하고, 또 연이은 코너를 부드럽게 달릴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이러한 타이어와 함께 앞서 설명한 두터운 시트의 쿠션감의 조합을 통해 승차감, 특히 요철 등에서의 충격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하드웨어의 구성을 대대적으로 개선, 개량하는 것 외에도 ‘최적의 셋업을 위해 여러 요소를 조합했다’는 것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점: 세련된 디자인, 매력적인 존재감 그리고 만족스러운 달리기

아쉬운점: 협소한 공간

르노 조에

르노 조에

도시 속 패션 EV, 르노 조에

르노 조에는 참으로 다양한 매력과 요소들을 품고 있다.

실제 조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그 모든 요소에서 ‘톱 티어’를 취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절묘하게 조율해 둔 덕에 그 누구라도 다루기 좋고, 사용하기 편하고 그리고 보기 좋은 존재로 느껴진다. 혹 미묘한 수준의 페이퍼 스펙으로 인해 보는 시선에 따라 애매한 존재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조에는 충분히 ‘선택 받을 자격’을 갖춘 존재였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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