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우회로? 깐깐해진다는 신용대출, '막차'라도 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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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우회로? 깐깐해진다는 신용대출, '막차'라도 타야 할까

입력
2020.08.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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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쉬운 자산이 보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뉴스1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속도조절을 주문한 가운데, 향후 신용대출 심사가 더 깐깐해 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직장인 등 대출 대기자 사이에서는 혹시 모를 규제 강화에 대비해 미리 ‘대출 막차’를 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정말 앞으로는 신용대출을 받기 더 어려워질까.

빠르게 늘어나는 신용대출

최근 신용대출은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 은행권 기타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3조7,000억원 급증했다. 2018년 10월(4조2,000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다.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이 3조4,000억원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용대출이 늘고 있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은 신용대출로 자금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시중 금리 흐름에 따라 최근 일시적으로 주담대보다 낮아진 신용대출 금리도 증가세를 부추겼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워진 개인의 생활자금 수요, 동학개미들의 ‘빚투’행렬 역시 신용대출을 끌어올렸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저금리를 타고 급격히 늘어난 신용대출 자금이 상당부분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화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로 모자란 돈을 신용대출에서 끌어 모았다는 것이다.

◆은행권 기타대출 추이 (단위: 조원)*기타대출: 주택대출을 제외한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자료: 한국은행>

금융당국 ‘경고’에 예비 대출자 화들짝

이러다 보니 예비 대출자 사이에서는 “앞으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근거는 금융당국의 메시지다. 당국은 최근 신용대출액이 예사롭지 않은 수준으로 늘면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과도한 신용대출이 주택시장 불안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준수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금융회사 차원에서 차주들의 대출규제 위반 여부 등을 자체적으로 점검해 주담대 우회로로 활용되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DSR는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개인이 대출 받을 수 있는 한도를 정해둔 것이다. 현재 은행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려는 사람에 대해 차주별로 DSR 40%(비은행권 60%)를 적용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철저하게 지켜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아직 당부 수준이긴 하지만 대출에 나서려던 사람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언제 대출이 막힐지 모르니 일단 신용대출을 최대로 당겨 미리 받아야 한다” “당장 필요 없고 이자를 내더라도 받아두는 게 이익”는 글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에도 신용대출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늘었다는 게 은행원들의 설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당분간 심사 깐깐해지겠지만 '한계' 여전

감독기관인 금융당국이 구두 ‘경고장’을 날린 만큼 일선 은행 대출장구에서는 신용대출 심사를 지금보다 더 깐깐하게 할 수밖에 없다.

별도 담보 없이 이뤄지는 개인 신용대출은 담당 직원이 신용등급, 직장, 연봉 등을 검토해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지금도 대출 시 자금 사용처를 확인하긴 하지만 대출 요건과 지급능력만 확인되면 실제 사용처를 꼼꼼하게 파악하지 않기 때문에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신용대출과 주담대 신청 시기가 겹치면 DSR를 좀 더 까다롭게 보는 방식으로 심사 고삐를 바짝 죌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당국이 직접 나서 신용대출 규제 대책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단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생 경제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긴급 자금 수요까지 옥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부동산 우회 대출자’를 잡으려다 한계차주의 생계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경우 은행들의 자체적인 몸사리기 만으로는 신용대출을 엄격하게 관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지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만일 마이너스 통장으로 한도를 미리 받아놓고 그 안에서 돈을 빌려 주택구입 자금으로 쓸 경우 걸러내기 쉽지 않다”며 “게다가 아무리 보수적으로 대출을 내줘도 일단 승인된 뒤에는 실제 자금 용도를 관리ㆍ통제하는게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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