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K방역의 최후 보루였던 공연계까지 덮쳤다. 대극장과 소극장을 가리지 않고 22일 하루 동안 긴급 취소된 공연만 10여편에 이른다. 주중에 이미 중단된 공연까지 포함하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사실상 공연계가 셧다운 된 셈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출연 배우 가운데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22, 23일 주말 공연 4회차를 모두 취소했다. ‘킹키부츠’는 2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 지 하루 만에 공연 중단이라는 위기를 맞게 됐다.
‘킹키부츠’ 제작사 CJ ENM은 22일 “출연 배우와 접촉한 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22일 오전 11시경 확인됐다”며 “해당 출연 배우는 곧바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검사 결과는 23일 오전 중에 나올 예정이며, 다른 출연진 및 스태프는 전원 자택 대기 중이다.
그 여파로 뮤지컬 ‘렌트’도 당초 23일로 예정된 폐막을 하루 앞당겨 22일 공연을 끝으로 조기 종연하기로 결정했다. ‘킹키부츠’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림은 ‘렌트’ 22일 공연에 마지막 출연이 예정돼 있었으나 자택 대기령이 떨어지면서 더블 캐스팅된 유효진으로 대체됐다.
‘렌트’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22일 “공연계 내에서도 직간접 접촉자가 발생해 코로나19 검사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서로 관련돼 있는 공연들을 이어가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 판단하게 됐다”며 “마지막 공연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막을 내리게 되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도 출연 배우가 접촉한 지인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실이 22일 오후 4시경 확인돼 이날 저녁 공연과 23일 마지막 공연을 취소, 결국 조기 폐막했다.
뮤지컬 ‘썸씽로튼’ 역시 22일 낮 공연을 마친 상황에서 출연 배우의 2차 접촉 사실을 파악하고, 22일 저녁 공연과 23일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앞서 20일 조기 폐막한 ‘모차르트!’까지 포함하면, 이번 주말 동안 대극장 뮤지컬은 ‘제이미’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단됐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중ㆍ소극장들이 밀집한 ‘공연의 메카’ 대학로에서도 2차 감염 우려로 무더기 취소 사태가 빚어졌다.
소극장 뮤지컬 ‘난설’은 출연 배우 유현석이 2차 접촉자로 확인돼 22, 23일 이틀간 4회차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역시 유현석이 출연 중이던 ‘블러디 사일런스: 류진 더 뱀파이어’도 22일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블러디 사일런스’는 25일에서 30일까지 일주일간 공연 중단을 공지해 둔 상황이었다.
뮤지컬 ‘루드윅’은 배우 양지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간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22, 23일 4회차 공연을 취소했다.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과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에서도 각각 2차 접촉자가 나와 22일 공연 취소를 긴급 공지했다.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안전 확인 차원에서 배우 문태유에서 고훈정으로 캐스팅을 변경한 상황에서 고훈정이 2차 접촉자로 확인돼 22일 공연을 취소했다. 고훈정은 이날 직접 SNS에 글을 올려 “공연장으로 가던 도중 2차 접촉 사실을 인지했고, 차에서 대기하던 중 공연 취소 연락을 받고 검사 받으러 이동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극 ‘짬뽕&소’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 해당 공연은 물론 배우들이 출연하던 드라마도 촬영이 중단됐다. 21일까지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2일 추가 확진자 1명이 더 나왔다.
‘짬뽕&소’를 제작한 극단 산은 22일 “최종적으로 공연 참여진 41명 중 확진자 16명, 음성 판정 25명이 나왔다”며 “확진자는 병상이 확보되는 대로 추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 참여진과 참여진의 접촉자까지 포함해 이 연극과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총 26명으로 파악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