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권력 살아있음 보여달라" 방역 방해와 전면전
전광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사퇴
경찰이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교인 명단을 확보했으며, 방역당국과 여타 지방자치단체도 교인 및 광복절 집회 참가자 추적을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오후 8시40분쯤 교회에 진입했다. 경찰 70여명은 방역복과 마스크 등을 착용한 상태로 교회로 들어가 교회 측 변호인들의 입회 하에 PC 저장물 등을 수색, 교인 및 방문자 명단과 연락처 등을 확보했다.
교회 안에는 신도들이 소수 있었으나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압수수색 전후 교회 밖에서 기다리던 지지자 10여명은 고성을 지르며 일부는 경찰을 밀치기도 했다. 몇몇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였다. 압수수색 상황을 중계하기 위해 몰려든 유튜버들 사이에서 욕설과 말싸움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서울시 공무원과 경찰 등은 전날 이미 교회를 찾아 명단 확보를 시도했지만 교인들의 극렬한 반발로 실패했다. 이에 서울시는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사랑제일교회를 고발했고 이날 경찰이 즉시 압수수색에 나섰다. 앞서 서울시와 방역당국은 교회로부터 일부 신도 명단을 받았지만 전체 신도 명단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압수수색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역학조사 등을 방해하는 행위에는 감염병관리법뿐만 아니라 공무집행 방해나 형사 범죄를 적용해 단호하게 대응하라"며 강제 수사 방침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시 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서울시 방역 강화 긴급점검회의에 전격 참석해 "필요한 경우 현행범 체포나 구속영장 청구 등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라"며 "'공권력이 살아있다'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꼭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외 지자체들도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강화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와 경남도 등은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 참가자 명단 제출을 거부한 이들을 경찰에 고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당시 각 지역에서는 인솔자들이 수천명을 데리고 상경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행정명령 제출 기한인 전날 정오까지 명단을 제출한 인솔자는 소수여서, 부산시는 명단 제출을 거부한 34명을, 울산시는 19명을, 경남도는 4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편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이날 오후 한기총 대표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전 목사는 한기총 관계자인 이은재 목사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 공개된 육성을 통해 "불미스럽게도 외부의 불순분자들의 강력한 테러로 제가 고난을 당하고 있다"며 "현재 상태로는 대표회장직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들기 때문에 대표회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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