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324명… 166일 만에 300명대
사랑제일교회發 누적 확진자 732명
전문가들 "방역 단계 격상" 한목소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300명대로 올라섰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확산세가 대구 신천지 사태 때와 버금갈 정도로 무섭게 이어지고,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n차 감염을 통해 확진자들이 발생한 결과다. 방역당국은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하고 예배 등 모든 종교행사를 비대면으로 전환할 것을 호소하면서, 현재의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강화할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324명 늘어 누적 1만6,670명으로 증가했다.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14일(103명) 이후 8일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확진자 수는 1,900명에 달한다.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3월 8일(367명) 이후 166일만이다.
신규 확진자 324명의 감염 경로를 보면 해외유입 9명을 제외한 315명이 모두 지역에서 발생했다. 국내발생 사례는 지역별로 서울 125명, 경기 102명, 인천 17명 등 수도권이 244명이다. 이 외 충남 11명, 강원 9명, 부산 8명, 대전ㆍ전남ㆍ경북 각 6명, 광주ㆍ전북 각 5명, 대구ㆍ경남 각 4명, 세종ㆍ충북 각 3명, 울산 1명씩 발생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는 폭등 수준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이 교회 접촉자 가운데 56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732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 서울(451명), 경기(196명), 인천(39명) 등 수도권에서 686명이 집중했다. 하지만 비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46명이 나오면서 전국적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사랑제일교회 관련 추가 전파로 인한 확진자 발생 장소는 19개소며 이들 장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100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ㆍ15 광복절 집회발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정오까지 하룻만에 관련 확진자가 53명이 추가돼 누적 71명까지 늘었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18일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추가 확진자 발생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역분포도 19일까지 수도권을 포함해 7개 시도에 그쳤으나, 이날은 9개 시도로 확대된 점도 n차 감염을 통한 확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각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규모 집단감염도 2차 대유행의 촉진제가 되고 있다. 전북 익산시 일가족 모임 관련해 1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이날 정오까지 총 7명이 감염됐고, 강원 원주시 체육시설 관련은 확진자가 누적 10명에 달했다. 광주 상무지구 유흥시설 관련해서도 자가격리 중인 일가족 등 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24명을 기록했고, 동창회 속초여행발 확진자도 18일 첫 환자 발생 후 16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성북구 극단 '산'에서도 19일 첫 환자 발생 후 16명이 추가됐고, 강동구 둔촌구립 푸르지오 어린이집 관련도 누적 확진자가 15명을 기록했다. 이밖에 서울 성북구 체대입시 학원(누적 28명), 여의도순복음교회(누적 20명),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누적 174명) 등에서도 연일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감염집단 규모를 늘리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집회 등 큰 줄기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기존 감염은 확산을 지속하고 신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셈이다.
전파력이 대유행 수준으로 확장되면서 방역당국은 방역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할지 논의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번 주말에는 외출, 모임, 행사, 여행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집에 머물러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면서 “주말 넘어서도 확산세가 지속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거의 모든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데다 사랑제일교회 교인의 전국적 분포, 광화문 집회 때 전국에서 운집한 점을 감안하면 당장이라도 전국 단위로 방역단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수준”이라며 “광화문 집회에 전국에서 참여한 만큼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나머지 지역도 2단계로 격상하고, 2단계이지만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수도권은 서울처럼 10인이상 집회 금지인 ‘2.5단계’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행정력이 동반될 때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어 (폭증하는)수도권만이라도 3단계로 격상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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