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료전지·리튬배터리 ESS·암모니아 등
다양한 친환경 연료 추진 기술 개발에 박차
IMO '2050년 온실가스 배출 80% 감축' 규제 선제 대응
국내 조선업계가 '포스트 액화천연가스(LNG)선' 시대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2050년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조선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전기·연료전지·리튬 배터리 등을 이용한 운송 수단 마련에 착수, 조만간 전기·수소 선박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는 LNG선 이후의 친환경 미래형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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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이 울산정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주해 건조 예정인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고래바다여행선) 조감도. 한국조선해양 제공
선두주자는 한국조선해양이다. 지난달 전기추진기술을 독자 개발한 한국조선해양은 수주까지 마무리하면서 다음 단계인 상용화에 착수한 상태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 말 울산정보산업진흥원(UIPA)과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전기 추진 스마트 선박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그간 해외에서 전량 수입됐던 선박용 전기추진시스템을 국산화, 처음으로 상용화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시장 예측 전문기관인 IDtechEX에 따르면 전기추진선박 관련 시장규모는 2018년 8억달러에서 2029년엔 124억달러 수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UIPA 등과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고, 향후 대형선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전기추진선 기술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엔 연료전지를 활용한 친환경 선박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6월말 미국의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조사인 블룸에너지와 선박용 연료전지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LNG선, 셔틀탱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핵심기술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높은 발전효율을 가진 연료전지는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및 이산화탄소 등 환경 오염 물질에 대한 감축효과가 크다. 기존 내연기관용 선박 추진기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추진 동력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이유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디펜스와 손잡고 연료전지와 더불어 차세대 선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리튬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개발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선박 내 발전기와 전력부하를 최적의 상태로 제어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연료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조선 3사가 모두 개발 중인 친환경 추진 기술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무탄소 대체연료로, 경제성과 공급안정성 측면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선 3사는 각각 영국의 로이드 선급(LR)과 인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조선해양은 이들 중 처음으로 지난달 LR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추진 선박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서를 받아, 2025년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IMO 2020과 2050 환경 규제 주요 내용
이런 조선업계 움직임의 배경엔 'IMO 2050' 환경 규제가 있다. IMO는 2050년부터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2008년의 약 10억톤보다 50%인 줄어든 5억톤으로 설정하고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해운업이 운영될 경우 2050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30억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해운업계가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의 83.3.% 수준에 육박한다. 업계에선 통상 선박의 내구 연한을 25년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결국 2025년 이후 발주되는 선박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선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MO 2050의 중간 단계인 LNG 추진 기술이 향후 10년 정도 유효하다고 봤을 때, 5년 후면 탄소 제로 선박 건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벌써 IMO 2050을 염두에 둔 메이저 선주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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