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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클릭이 안 되는데?"... 컴퓨터 오류로 바둑 농심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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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클릭이 안 되는데?"... 컴퓨터 오류로 바둑 농심배 중단

입력
2020.08.2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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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 한국기원 제공

박정환 9단. 한국기원 제공

마우스 클릭이 인식되지 않아 바둑 국가대항전 농심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이 아닌 온라인 대국으로 대회가 진행되며 발생한 사건인데, 하마터면 승기를 잡았던 박정환 9단이 어처구니 없이 '시간패'할 수도 있었다.

20일 열린 박정환과 중국 판팅위 9단의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3차전 12국 대국이 오류 발생으로 중단됐다. 이에 한국기원과 중국위기협회는 21일 오전 10시에 12국을 재대국하기로 결정했다.

농심배는 한중일이 각각 대표기사 5명으로 팀을 꾸려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가리는 국가대항전이다. 현재까지 일본은 전원 탈락했고, 중국에는 이날 박정환과 대국을 펼쳤던 판팅위ㆍ커제ㆍ셰얼하오 9단이 남아있다. 한국에서는 박정환이 유일한 생존자다. 앞서 원성진ㆍ김지석ㆍ이동훈ㆍ신진서 9단은 1ㆍ2차전에서 모두 탈락했다.

2연승을 내달리며 상승궤도에 올랐던 박정환은 이날 판팅위와 컴퓨터로 온라인 대국을 치렀다. 박정환은 서울 한국기원 대국장, 판팅위는 중국 베이징 천원TV 스튜디오에 마련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런데 박정환이 백 158수를 두던 중, 마우스 클릭이 컴퓨터에서 인식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박정환은 수차례 마우스 클릭을 했지만 화면엔 아무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시간패 선언까지 이뤄졌다. 게다가 인공지능 분석에서 박정환의 승리 확률이 92% 이상으로 분석되던 시점이라 충격이 더욱 컸다.

실제로 바둑TV 중계 화면을 보면, 박정환은 시간패 선언 전에 커서를 착점 위치에 놓고 수차례 마우스를 클린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읽기 '여덟'과 '아홉' 사이에 '딸깍' 소리가 났고, '아홉'과 '열' 사이에도 여러 번 클릭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박정환은 당황한 듯 시간패 선언 후에도 계속 마우스를 클릭했다.

한국기원과 중국위기협회가 비디오판독을 진행했고, 오후 4시 5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2시간 가량 '시간패 인정'과 '재대국'을 두고 논의를 벌였다. 박정환과 판팅위도 대국장을 떠나지 않고 대기했다. 결국 21일에 12국을 처음부터 다시 두게 됐다.

박정환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가 18일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 19일 중국의 미위팅 9단을 꺾으며 순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도 판팅위를 제물로 3연승 기대를 높였으나, 어처구니 없는 오류로 다잡았던 승리를 날리고 재대국을 치르게 됐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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