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기관 1조원 이상 동반 매도세
美 연준 암울한 경제전망도 겹쳐
코로나 재확산 공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3% 이상 급락했다. 미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여파로 부정적 경제전망을 내놓는 등 대내외 악재에 움츠린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증시를 빠져나간 탓이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6.32포인트(3.66%) 하락한 2,274.2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87% 내린 2,399.91에서 시작해 장 초반 반 2,350선을 넘나들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하락폭을 키우더니 지난 5일 이후 11거래일만에 2,3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 역시 3.37% 하락한 791.14에 마감하며 약 한달 여만에 8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세에 코스피는 맥없이 추락했다. 장 초반부터 물량을 내던진 기관이 이날 8,21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전날에 이어 기관이 이틀 새 순매도한 물량만 1조원에 달한다. 외국인도 이날 2,761억원어치를 내던지며 국내 증시를 빠져나갔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조780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다. 개인이 하루에 1조원 이상 순매수에 나선 건 지난달 10일(1조373억원) 이후 약 한 달만이다. 지난 3월 코로나 폭락장에서도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을 사모으며 온몸으로 지수 하락을 방어해왔던 개인들은 이날도 저가매수(주식을 싼 값에 사는 것)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주일째 세자리를 기록하는 등 재유행 공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전날 공개된 7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코로나19 위기가 미국 경제활동, 고용, 물가 등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된 점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연준이 과도한 유동성을 근거로 예상보다 소극적인 정책 대응을 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증시 괴리가 계속돼 왔지만 이번 FOMC 의사록에서 비친 연준의 입장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본 닛케이225(-1.00%)를 비롯해 중국 상해종합지수(-1.30%), 홍콩 항셍(-1.70%)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대내외 위기감 고조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5.7원 오른 달러당 1,186.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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