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화상 연결을 통해 방송하고 있습니다."
19일 방송된 KBS 시사토크 프로그램 '사사건건' 화면에 이 같은 자막이 떴다. 이날 CBS에서 당사 기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정규 방송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출연자가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는 대신 비대면 방식으로 출연한 것이다. KBS 측은 "화질이 약간 떨어졌을 뿐 음질 문제나 화면 끊김이 전혀 없이 30분간 방송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방송 제작 방식 역시 발빠르게 바뀌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송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CBS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20일 정오부터 정규방송을 재개했지만 이날 SBS 상암 사옥이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되는 등 방송가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 SBS 계열사가 입주한 상암동 사옥 내 직장어린이집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9, 20일 해당 건물이 '셧다운'된 것. SBS 관계자는 "(메인 사옥은 목동에 있어) 지상파 방송에는 지장이 없고, 프로야구와 프로배구 등을 제외한 일부 케이블 방송은 비상편성을 했다"며 "목동 근무 직원들은 이미 어제부터 재택근무 중이고, 상암동 근무자에 대해서도 오늘부터 이틀간 재택근무가 실시된다"고 밝혔다.
드라마 촬영도 줄줄이 중단됐다. 배우 허동원이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그가 출연 중인 KBS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의 촬영이 멈춰섰다. 전날 배우 서성종의 확진으로 KBS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도 촬영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허동원은 연극 '잠뽕'에 함께 출연하는 서성종과 접촉 후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방송가에도 코로나19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방송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만반의 준비를 취하고 있다. KBS는 사내에서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국가기간방송사로서 방송을 멈추지 않는다는 목표 아래 '감염병 지속 시 업무추진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편성, 보도, 제작, 기술 등 각 본부별로 상황에 따른 인력과 시설 운용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뉴스 스튜디오 등 필수 사업장은 소독이 완료되는 24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고 방송을 진행할 방침이다. 고정 출연자의 경우 '언택트' 출연도 꾀하고 있다. KBS 관계자는 "다른 스튜디오에서 뉴스 진행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확보했다"며 "확진자 유형별로 세부 시뮬레이션에 따라 보다 자세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MBC도 회사 내 별도의 스튜디오를 마련했고, 중계차를 주조정실로 대신 활용하는 계획도 세웠다.
2월부터 계속된 무관중 녹화도 기약없이 연장된다. 대표적인 공개 방송 프로그램인 KBS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은 관객 없이 꾸며진다. SBS 관계자는 "2월부터 이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실시 중이어서 재유행에 따른 현장에서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방청객이 있는 프로그램은 무관객으로, 야외 촬영의 경우 장소 한 군데를 아예 빌리거나 가능하면 실내에서 찍는 등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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