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마산 퓨처스리그 NC-삼성전 로봇 심판 현장에서
프로야구에 등장한 로봇 심판이 순조롭게 적응을 하고 있다.
자동 볼ㆍ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인 로봇 심판은 4일 경기 이천 LG 챔피언스파크(LG-한화 2군 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뒤 19일까지 5경기를 소화했다.
심판 판정의 정확성 향상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도입한 로봇 심판은 총 3대의 카메라가 사전 측정된 마운드, 홈플레이트, 베이스 등 고정 그라운드 위치 정보를 토대로 경기에서 모든 투구를 실시간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타자 별로 설정된 스트라이크 존 통과 시 투구의 위치를 측정해 자동으로 볼ㆍ스트라이크를 판단하며, 판독 결과는 로봇심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성으로 변환돼 이어폰을 끼고 있는 심판에게 전달된다.
18~19일 창원 마산구장(NC-삼성 2군 경기)에서 지켜 본 로봇 심판은 2연전 동안 오작동 없이 마쳤다. 처음 로봇 심판을 공개할 당시 드러났던 시간 지연 문제는 아직 남아 있지만 로봇 심판 운영업체 관계자는 “로봇심판이 판독을 하고 주심에게 전달되기까지 2~3초 지연되는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시간을 줄여보려고 한다. 통신사에서도 시간 단축에 관심이 있어 논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먼저 로봇심판을 도입한 미국 독립리그 역시 2~3초 정도 지연된다”고 덧붙였다.
시간차를 두고 나오는 판정 장면은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경기를 진행하는데 지장은 없었다. 흐름이 끊기거나, 경기가 늘어지는 것도 없었다. KBO 운영팀 관계자는 “2군 한 경기에서 250개 정도 투구 수가 나오는데 타격 상황을 제외하면 실제 볼 판정을 하는 공은 평균 100~150개 정도 된다”며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2군 리그 특성상 경기를 보는데 불편함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로봇 심판 시범 운영 전 테스트에서 심판 이어폰으로 볼 판정 결과가 전달되지 않아 먹통이 된 사례처럼 오작동을 일으킨 경우는 5경기 중 한 차례, 1이닝 동안 발생했다고 한다. 이를 제외하면 기계적인 결함이나, 원바운드 되거나 어처구니 없이 빠진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적도 없었다고 한다.
마산구장을 홈으로 쓰는 NC 선수들은 로봇 심판과 4경기를 치러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일관된 스트라이크 존에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다. 로봇 심판 체제에서 두 차례 포수 마스크를 쓴 정범모는 “스트라이크 존은 일관성이 있는 것 같다”며 “볼 판정 속도만 좀 더 빨라지면 기존 경기 흐름처럼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차례 구원 투수로 등판한 강윤구는 “아직까지 기존 심판과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다”면서 “타자마다 스트라이크 존 위치가 달라지는 것에 대한 이해를 한다면 일관성을 바탕으로 존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8일 경기에서 주심을 본 박지민 심판위원은 “전체적으로 이어폰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휴대폰 소지에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으나 콜이 좀 늦어지는 부분이 선수들이나 주심이 느끼기에 경기 진행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며 “주심이 판단하는 스트라이크 존과 불일치 하는 콜이 7~8개 정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양 사이드를 좀 더 타이트하게 보고 높낮이를 크게 보는 것 같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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