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끼리 엉덩이 친 것...뉴질랜드 오버"...송영길 발언 일파만파

뉴질랜드 향해 "오버라고 했다"는 발언도 부적절 지적
송 의원 "해당 외교관 행동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 해명

송영길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이 지난달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 관계 논의를 위한 조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의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옹호성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성추행 문제에 대한 인식에 더해 뉴질랜드를 향해 "오버한다"는 언급까지 해, 외통위원장으로 신중치 못한 발언을 했다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

송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외교관의 뉴질랜드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에 대해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피해자는 여성이 아닌) 키가 180㎝, 덩치가 저 만한 남성 직원"이라며 "그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상대방의 동의여부를 중심으로하는 성범죄 처벌 강화를 위한 형법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 의원 발언이 알려지자 성추행 사건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둘러싼 비판이 쇄도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은 '성추행'"이라며 "한 외교관의 성추행 추문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외교부를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인식은 더 충격"이라고 비판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민주당 내 수많은 권력형 성범죄 사건이 저급한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권력자들의 사고 영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물의를 일으킨 해당 외교관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에 대해 송 의원이 "오버라고 보인다"고 한 것도 논란이다. 여당 소속의 국회 외통위원장이 다른 나라 정부의 조치를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적절하느냐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확산되자 송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외교관의 행동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