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송영길 '남자끼리 툭툭'? 동성 간 원치 않으면 성추행"

"외교부 꾸짖어야 할 외통위원장 인식 충격적"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상대방의 동의여부를 중심으로하는 성범죄 처벌 강화를 위한 형법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8.12. mangusta@newsis.com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9일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동성 성추행 옹호 논란에 휩싸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은 성추행"이라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영길) 의원님, 한 외교관의 성추행 추문에 대응하는 정부 태도도 문제지만, 외교부를 소관기관으로 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님의 인식은 더 충격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외교 문제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외통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는 이어 "위원장님은 외교부의 잘못을 엄중히 꾸짖어야 할 국민의 대표"라며 "막강한 권한과 힘을 갖고 계시다. 조금 '오바'하셔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날 만진 여성에게 기분 나쁘지 않아도 '이러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훈법, 국립묘지법 개정을 위한 국회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류 의원은 자신을 만진 여성에게 '이러시면 안 된다'고 말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기사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일이 있다. 정의당 행사 뒤풀이였는데, 옆자리에 앉은 여성 분이 제 등을 쓰다듬었다"며 "그분에게 어떤 '악의'가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저는 이렇게 말했다.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허락 없이 이러시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 만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의원님은 '기분 나쁠 수 있지만 만질 수도 있다'고 말하시더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떤 인간이든, 조직이든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잘못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마무리했다.

송 의원은 앞서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외교관 성추행에 대해 "우리는 같은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치고 하는 건데, 그 남성 입장에선 기분 나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