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안보실장 초청으로 1박2일 부산 체류?
시진핑 연내 방한 가시화... 한중 정상회담 일정 조율
중국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楊潔?)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1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중 대면 외교가 중단된 이후 중국 고위급 인사의 첫 방한이다. 양 정치국원의 한국행이 최종 확정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올해 내 방한이 유력해졌다. 양 정치국원의 미션은 시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 강화' 방안을 찾는 데 모아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19일 양 정치국원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양 정치국원은 22일 서 실장과 부산에서 회담하는 등 이틀 내내 부산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 대응 협력과 고위급 교류를 포함한 양자관계, 국제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한ㆍ중ㆍ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도 논의된다.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이 서 실장과 양 정치국장의 최대 의제가 될 전망이다. 양국은 올 상반기 시 주석 방한을 추진하다 코로나 사태를 감안해 연내 방한으로 목표를 수정한 상태다. 청와대 같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대로 시 주석 방한이 적절한 시기에 성사될 수 있도록 양국이 협의해 왔다"고 해 시 주석의 방한이 가시권에 들어왔음을 시사했다.
양 정치국원은 한중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변함없는 의지를 확인하려 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중국 때리기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한국이 미국에 경도될 가능성을 사전에 제어하는 게 양 정치국원 방한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 정치국원이 서울이 아닌 부산을 찾는 점도 눈에 띈다. 수도권 코로나 확산세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오르내렸으나, 청와대는 "코로나와 회담 장소 결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고위 인사의 해외 방문 시 일정과 동선을 꽁꽁 숨기는 중국 특유의 '조심성'이 부산행의 배경이라는 해석이 많다.
양 정치국원은 2018년 7월 비공개로 방한해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을 만났을 때도 부산을 회동 장소로 잡았다. 중국으로선 광주나 제주보다 부산의 총영사관 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본국과의 소통이나 의전에서 다소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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