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내 코로나 확산 때문 아냐" 부인
민감한 안보 협의, 지방서 개최 잦은 편
中총영사관 규모 크고 본국 소통 수월
2018년 7월 방한 때도 비공개 부산행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한한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楊潔?)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1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찾는다. 그런데 방문지가 서울이 아닌 부산이다. 이유가 뭘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중국 측 일정과 희망사항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더 이상의 설명은 피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는 "국내 코로나19 확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다. 적어도 서울의 방역 우려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양 정치국원은 21일 오후 늦게 방한할 가능성이 높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22일 오전 회담에 이어 오찬을 겸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별도의 외부행사를 소화할 여유가 없는 일정 때문에 부산을 찾는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구나 베이징과 부산 간에는 항공 직항편이 모두 끊겨 서울에 비해 이동이 편리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청와대가 언급한 중국의 '희망사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 안보라인 간 회담은 수도를 떠나 지방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 언론의 주목을 피해 민감한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어서다. 미국이 한미 혹은 한미일 외교안보라인 회담을 종종 하와이에서 개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중 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에 공감대를 갖고 있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꼬인 양국 관계의 매듭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에서 곧바로 최고위급 회담을 열기엔 양측 모두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다.
양 정치국원은 2018년 3월 시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로 왔지만, 같은 해 7월 비공개 방한 때는 부산에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만났다. 외교 소식통은 "양 정치국원이 일본을 방문할 때도 카운터파트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을 주로 도쿄가 아닌 지방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선 회담 진행에도 편리한 곳이다. 광주ㆍ제주보다 총영사관 규모가 크고 자국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어서 의전은 물론 본국 소통이 가장 수월할 수 있다. 회담장 안팎의 보안에 민감한 중국이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른 부산의 경험을 높이 샀음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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