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동의' 필요? 불필요? 전세대출 궁금증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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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동의' 필요? 불필요? 전세대출 궁금증 총정리

입력
2020.08.20 10:00
수정
2020.08.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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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쉬운 자산이 보입니다.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상가 모습. 뉴시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세입자에게 1회에 한해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게 됐지만, 전세보증금의 상당부분을 전세대출에 의존한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전세대출 연장에 동의해주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어서죠.

정부는 현행법상 전세보증금 액수를 그대로 유지하든 늘리든 전세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면 전세대출에 대해선 집주인 동의가 필요 없다고 거듭 설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입자들 사이에선 정확한 상황을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소 복잡한 전세대출 구조와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대출 연장시 알아야 할 것을 문답 형식으로 자세히 총정리해 봤습니다.

꼭 알아야 할 전세대출 구조

먼저 복잡한 전세대출 구조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전세대출은 ‘신용대출’ 성격을 지닙니다. 세입자의 소득ㆍ신용도를 바탕으로 대출 한도가 정해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돈이 지급되는 구조는 신용대출과 다릅니다. 신용대출은 대출을 신청자에게 대출금이 지급되는데, 전세대출은 대출금이 집주인에게 지급됩니다. 대출금의 목적이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내는 것이기에, 굳이 세입자를 거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면 집주인은 전세보증금 중 은행 대출금은 은행에게 바로 주고, 세입자의 돈은 세입자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은행은 집주인을 상대로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을 보유하게 되는 ‘채권자’가 됩니다. 채권을 가지고 있지만 은행은 불안합니다. 대출은 전세입자가 했지만, 정작 돈은 집주인에게 돌려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은행은 이런 불안을 해소하고자 ‘보증’에 가입합니다. 이 보증을 취급하는 곳은 ‘보증기관’이라고 불리는 곳으로는 크게 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IG)이 있습니다.

은행이 이 기관들에 보증을 들면 혹여 집주인이 대출금을 못 갚아도 보증기관이 대신 갚고, 나중에 보증기관이 집주인에게 이 돈을 받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HF를 제외한 HUG와 SIG는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을 가져가거나(채권 양도), 이 채권에 질권을 설정한 뒤 은행에게 ‘보증서’를 발급해줍니다. 전세대출은 이 보증서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전세대출 구조. 강준구 기자


세입자는 궁금하다

전세대출 구조를 이해하셨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세입자가 가질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집주인은 전세대출에 “내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유는 뭔가요.

"전세대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은행이 가지고 있는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을 보증기관에 넘기거나, 이 채권에 질권을 설정하게 됩니다. 현행법상 두 행위에 대해 보증기관이 집주인에게 '통지'만 해도 효력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간 은행들은 자체적인 안전판 마련 차원에서 보증기관에게 채권을 넘기거나, 채권에 질권을 설정하는 경우 이에 대한 집주인의 ‘동의 의사’가 표현(서명 등)된 서류를 ‘추가로’ 받아 왔습니다. 이 ‘동의 서류’를 근거로 집주인들은 “전세대출에 동의해줄 수 필요 없다”고 하는 겁니다."

-전세대출, 집주인 동의 정말 필요 없나요.

"필요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법상 채권 양도나 질권 설정에는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 없고 '통지'만으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이번에는 보증기관을 통해 은행들에게 "집주인 동의 서류를 받지 말라"고 강제적인 지침을 내렸습니다. 애초에 집주인 동의가 법상 전세대출 실행의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동의 서류는 필요 없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보증기관에서도 “은행들이 해왔던 자체적으로 진행한 절차일 뿐, 애초에 전세대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앞으론 은행들이 관련 절차를 밟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일부 집주인은 ‘질권 설정’이 재산권 침해라며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질권은 쉽게 말하면 ‘담보’를 설정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만약 보증기관이 은행에 보증을 서주면서 집주인 주택에 담보를 설정한다면, 이는 집주인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행위일 겁니다.

하지만 보증기관은 집주인의 재산에 질권을 설정하지 않고,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전세보증금반환채권’에 질권을 설정합니다. 집주인이 은행에 대출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은 우선 은행에 대출금에 해당하는 액수를 지급하고, 담보가 설정된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을 가져가 채권자로서 집주인에게 대출금을 받아내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전세보증금반환채권과 집주인에게 지급된 대출금은 모두 ‘은행의 자산’이지, 집주인의 자산이 아닙니다. 전세보증금반환채권에 질권을 설정할 때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 없는 이유입니다."

-임대차법상 전세계약 연장과 전세대출 연장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임대차법이 개정되면서 1회에 한해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새 임대차법에서 제시하는 △집주인 동의 없이 세입자가 주택을 다시 임대한 경우 △세입자 고의나 중과실로 주택이 파손된 경우 등 몇가지 상황을 제외하곤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인지는 세입자가 집주인과 따져봐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전세보증금 액수를 늘리지 않고 전세계약을 연장할 수 있게 되면, 전세대출 연장은 사실상 ‘자동’으로 가능해집니다. 왜냐하면 앞서 전세계약을 맺을 때 전세대출을 실행시키면서 은행과 보증기관에선 필요한 절차를 모두 밟은 상태이고 전세보증금의 변동도 없기 때문이죠. 다만 은행에서 전세대출 기간을 연장하면서 집주인에게 “전세계약이 연장된 게 맞냐”고 물어보는 확인 절차 정도는 거치지만, 이때도 집주인의 동의는 필요 없습니다."

-전세보증금을 5% 올리기로 했는데, 전세대출을 더 받아야 할 때는 어떻게 하죠?

"새 임대차법에 따라 세입자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기존 액수의 5%까지 올리기로 했고, 이 금액만큼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추가로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추가 전세대출을 은행에선 ‘신규 대출’로 취급합니다. 그래서 늘어난 대출금액 만큼에 대해서 보증기관에 보증에 가입하는 등 절차를 새로이 거치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집주인의 동의는 없어도 됩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보증기관에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하거나, 이 채권에 질권을 설정할 때 집주인에게 통지만 하면 됩니다."

-어떤 보증기관에서 보증하는 전세대출상품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게 있나요?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전세 대출 상품은 HF, HUG, SGI 총 3곳의 보증기관에서 보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보증기관의 보증이 들어가든 전세대출 및 추가 전세대출을 받을 때 집주인에게 동의를 받을 필요 없습니다.

단지 보증 방식에 따라 집주인에게 ‘통지’가 필요한 경우와 필요하지 않은 경우로는 나뉠 수 있습니다.

HUG는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을 은행에게 양도받는 방식을 택하고, SIG는 채권 양도 방식과 채권 질권 설정 방식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합니다. 두 보증기관의 경우에는 최초 전세대출이나 추가 전세대출을 진행할 때 집주인에게 해당 사실을 통지하지요. 반면 HF의 경우에는 전세보증금반환채권에 어떠한 법적 행위를 하지 않고, 오로지 세입자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보증이 진행되기 때문에 애초에 집주인에게 통지할 게 없습니다. 따라서 HF 보증이 들어가는 전세대출상품으로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추가 전세대출을 받을 때집주인에게 통지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게 됩니다."

-집주인이 보증기관의 ‘통지’를 계속 피해도 전세대출이 실행되나요?

"우선 세입자가 보증과 관련해 집주인과 연락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은행이 보증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건 보증기관의 업무입니다. HUG와 SIG는 은행의 채권을 양도받거나, 채권에 질권을 설정할 때 해당 사실을 ‘문서’로 집주인에게 보냅니다. 이후 이 문서를 제대로 받았는지 확인하는 통화를 시도해 집주인에게 문서를 잘 받았는지 확인하면 통지 절차는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보증기관의 전화를 일부러 피하는 집주인들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보증기관들은 최근 실무 규칙을 바꿨습니다. 집주인에게 문서 및 전화 통지를 했지만 집주인이 이를 회피할 경우, 보증기관이 통지 행위를 수차례 했다는 점을 기록으로 남기고 은행에게 보증을 제공해 세입자에게 대출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하기로 한 것입니다. 보증기관 관계자는 "집주인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문서 발송 및 통화 시도 내역 등을 바탕으로 보증과 대출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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