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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통제 벗어난 소규모 교회, 방역 구멍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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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통제 벗어난 소규모 교회, 방역 구멍 되나

입력
2020.08.18 19: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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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을 방역차량이 소독하고 있다. 뉴스1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을 방역차량이 소독하고 있다. 뉴스1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수도권 교회에 대해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개신교계도 온라인 예배 체제로 전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개신교계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이번만큼은 '종교의 자유'를 앞세우는 대신 정부 방역에 적극 협조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형교단과 지자체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군소교회는 여전히 지역 확산의 사각지대로 지적된다.

18일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대표회장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목사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최근 일부 교회가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교인들과 지역사회에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10만 7,000여 종교단체 가운데 최대 7만 5,000여개에 이르는 기독교회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의 통로가 되고 말았다"고 자책했다.

개신교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교회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사랑제일교회와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한교총도 현 사태 원인으로 '주요 교단의 행정력 범위 밖에서 독립해 운영하는 작은 모임'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측의 정치적 행보를 들었다. 특히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에 대해서는 "본연의 종교활동을 넘어서 정치집단화됐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긴다"며 "조속히 교회의 본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이 교회 전체로 전가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한교총은 산하 교회를 상대로 "일체의 허점이 없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2주간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있는 교회는 공식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든 소모임과 교회 내 식사, 친교모임도 중지된다. "여야를 비롯한 모든 정파와 사회단체는 코로나19의 방역을 위하여 정략적인 이해를 초월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교회에 빗발치는 비난을 거둬 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형 교단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사랑제일교회 등의 일부 신자들은 방역당국의 협조에 거부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 3월 신천지 교회 신자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일탈행동과 집단감염이 재현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중앙집권적인 천주교에 비해 각 교단, 개별 교회의 영향력이 큰 개신교 특성도 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신교의 교회는 교단만 달라도 다른 교단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만 해도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복원) 소속으로, 한교총 통제를 받지 않는다. 게다가 소규모 개척교회의 경우 대형교회와 달리 온라인 예배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지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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