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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맞은 장위동 패닉... "전광훈 때문에 굶어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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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맞은 장위동 패닉... "전광훈 때문에 굶어죽는다"

입력
2020.08.18 15:52
수정
2020.08.18 17:4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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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인근 상가 절반이 '휴업' 간판
주변 주민들도 밖으로 못 나온 채 노심초사
신도 다수가 집회 참석한 광화문도 초비상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한 식당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승엽 기자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한 식당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승엽 기자

"장사 20년 만에 손님 한 명도 없는 건 어제가 처음이에요. 저 교회, 전광훈이 때문에 동네 전체가 다 굶어죽게 생겼어요."

18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텅빈 홀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이 근처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수백명이나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교회 가까운 동네는 사실상 '유령마을'이 됐다. 감염 공포에 빠진 주민들은 대문을 걸어 잠갔고, 인적 끊긴 거리의 상점 절반 이상은 강제로 휴업 안내문을 내걸었다.

인적 끊긴 사랑제일교회 인근 거리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여파가 교회 인근 동네를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인근 장위동 일대 상권은 초토화됐다. 이날 한국일보가 장위동 일대 상가를 둘러본 결과, 음식점ㆍ카페ㆍ기타 상점 등의 절반 이상이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임시 휴업 중이었다. 교회 인근 거리에는 상점을 돌며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인 성북보건소 직원들과 순찰을 도는 경찰관만 보일 뿐 인적은 거의 끊겨 있었다.

불 꺼진 상점 앞 유리문에는 '확진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 안전을 위해 휴업합니다' 또는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로 인해 당분간 문을 닫습니다'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그나마 문을 연 곳도 대부분 손님 한 명 없이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일부 가게는 교회 관련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큰 충격에 빠졌다. 상점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 통보를 받은 곳도 있었다. 식당 주인 김씨는 "평소에도 전국에서 올라온 교회 신도들 때문에 이웃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했는데 결국 코로나까지 터졌다"며 "월세는 밀린데다 코로나까지 걸렸을까 봐 너무나 두렵다"고 울먹였다.

18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 도로에 방호복을 착용한 성북보건소 직원이 주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승엽 기자

18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 도로에 방호복을 착용한 성북보건소 직원이 주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승엽 기자


교회 주변 주민들 분노 하늘을 찔러

사랑제일교회 코로나 창궐 여파로 생계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이르자 주민들의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한 지 6개월이 됐다는 A(63)씨는 "어제는 교회 사람 몇몇이 가게에 들어오자 그나마 있던 단골 손님이 '당장 나가라'고 해 싸움이 날 뻔했다"면서 "평소에도 신도들이 유인물을 돌리거나 큰 소리로 떠들어 손님들 불만이 컸는데 결국 코로나까지 터졌다"고 말했다.

교회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3월에도 주말마다 신도 수백명이 몰려들어 동네가 북새통이었는데, 지난달에는 이들이 2박 3일간 상주 집회를 한다며 늦은 밤에도 스피커를 틀어놓고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주민 최모(64)씨는 "2박 3일 집회 때 잘 곳 없는 신도들이 동네 찜질방 등 안 간 곳이 없을 정도로 돌아다녔다"라며 "참고 참았는데, 이제는 무서워서 집 밖에도 못 나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랑제일교회에서 10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장위전통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손님들로 가장 붐벼야 할 점심 시간에도 시장 중앙 통로는 한적했다. 한 상인은 "가게 문을 열어봐야 손님이 없으니 무슨 소용이냐"면서 "오후 5시만 되면 문 닫고 퇴근한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전통시장이 한적하다. 이승엽 기자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전통시장이 한적하다. 이승엽 기자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광복절 집회에 다수 참석한 서울 광화문 일대에도 코로나 확산의 공포가 드리웠다. 연휴가 끝난 뒤 첫 출근날이었지만 인근 카페들은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발열 체크 및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에 나서는 등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광화문 인근 카페 아르바이트생 이모(22)씨는 "15일에 집회 참가자들로 카페가 북새통이어서 '나도 혹시 코로나에 걸렸나' 걱정이 되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것밖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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