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림팩에 대만 초청 안 해...中과 갈등 감안
中ㆍ대만 "전투기 선제발포 금지" 명령 하달
中어선 동중국해 조업 재개... 우발 충돌 우려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연일 무력시위까지 하면서도 '레드라인'은 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환태평양 군사훈련(RIMPACㆍ림팩)'에 대만을 초청하지 않았고, 중국은 "대화를 원한다"며 미국에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금어기가 풀린 중국 어선 수십만척이 일제히 조업에 나서면서 동중국해에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만은 미국 주도로 17일부터 2주간 하와이 인근에서 실시되는 림팩 훈련에 옵서버로 참가하기를 강력 희망했다. 중국에 맞서 미국과의 군사적 결속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다. 미국은 '2021 국방수권법'에 "중국이 대만 점유를 기정사실화하지 못하도록 군사연습에 대만을 적극 초청해야 한다"고 규정해 대만에 힘을 실었다. 1971년 단교 이후 최고위급인 미 보건장관의 최근 방문을 계기로 대만의 기대는 더 커졌다.
하지만 미국은 신중론을 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워싱턴이 대만에 옵서버 지위를 부여하지 않은 건 베이징과의 갈등 격화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찰자망은 "중국과 대만은 고작 200㎞ 거리이지만 대만과 미 본토는 6,000해리(약 1만1,000㎞)나 떨어져 있어 중국과의 전쟁은 미국을 파산시키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은 올해 25개국에 초청장을 보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실제 참가는 한국ㆍ일본ㆍ호주ㆍ캐나다ㆍ프랑스 등 10여개 우방국에 그쳤다.
이에 맞춰 대만도 공세의 수위를 낮췄다. 중국시보는 "대만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절대 선제발포를 하지 말라는 명령이 하달됐다"고 전했다. 대만은 미국의 최신 F-16V 전투기 66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도 대만해협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선제공격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중국과 대만이 이달 들어 상대국 점령 상황을 가정해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벌이고 있지만, 공히 최악의 상황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를 반영하듯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미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 폐쇄로 귀국한 직원들을 환영하면서 "풍파를 겪고 나면 중미관계는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3개월 반에 걸친 금어기를 마치고 중국 남부 하이난ㆍ푸젠ㆍ저장ㆍ광둥성 등에서 어선 수십만척이 출항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대만 등이 선포한 제한수역으로 진입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두둔했지만, SCMP는 "댜오위다오 등 동중국해의 민감 수역에서 조업하는 자체가 돌발 상황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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