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파문에 8월 말 사임설 논란까지
이시바ㆍ기시다 등 '포스트 아베' 의욕
위기관리 능력ㆍ무파벌 스가도 주목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게이오대 부속병원에서 검진을 마치고 승용차에 탑승해 사저로 돌아가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거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와중에 17일 정기검진 2개월 만에 추가 검사를 받자 총리직 사임이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벌써부터 '포스트 아베' 경쟁에 불이 댕겨진 듯한 모습이다.
일본 정가에선 아베 총리의 8월 말 사임설이 돌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이미 1, 2차 정권 재임일수를 포함해 역대 최장수 총리에 등극했고, 오는 24일이면 연속 재임일수 기준으로도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의 기록(2,798일)을 넘어선다. 이 때문에 최장 연속 재임일수 기록을 세운 뒤 건강 악화를 이유로 물러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1차 정권 당시의 '무책임한 퇴장'이라는 비판을 의식할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그는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재임 1년만에 전격 사임했다가 호된 비판에 직면했다. 자칫 '역대 최장수 총리'보다 '2차례 불명예 퇴장한 총리'로 기억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8월 말 사임설을 두고 야당의 임시국회 개회 요구를 거부하기 위한 명분용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기류와 무관하게 집권 자민당 내에선 포스트 아베를 염두에 두는 듯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중진의원은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가 쓰러졌을 때 후계자로 모리 요시로(森喜朗)를 선택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그때처럼 정국을 이용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아베 총리가 검진 이틀 전에 사저에서 1시간 가량 만났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총리직을 물려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차기 주자들도 부쩍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특히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꼽아 온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은 전날 BS니혼TV에서 "만약 총리가 된다면 헌법 문제에도 제대로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중적 인기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총리직 도전 의사는 물론 개헌 추진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아베 총리가 두문불출하는 동안 위기관리 책임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무파벌에다 젊은 의원들의 신망이 두터워 당내 파벌구도 상 아베 총리의 유고 시에 구원투수로 등판하기에 적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이날 밤 BS니혼TV에 출연해 아베 총리의 검진에 대해 "이전부터 결정돼 있던 것으로 휴가를 맞아 추가 검사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노 다로(河野太?) 방위장관은 최근 '이지스 어쇼어' 도입 중지를 주도해 차기 총리 적합도 조사에서 순위가 상승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숙적'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차기 총리 적합도에서 1위를 달리지만 소수 파벌 출신이라는 게 한계로 거론된다. 하지만 최근 당내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에 손을 내밀며 세력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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