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다섯명과 촬영한 인증사진에 뭇매
홍 의원 측 "단순 기억 착오, 추가 접촉자는 없다"

홍문표(가운데 왼쪽) 미래통합당 의원이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 주최 집회에서 김헌수 홍성군 의원 등 지역구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헌수 홍성군 의원 페이스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유행하는 가운데 광복절 보수단체 대규모 집회에 현역 의원으로는 홀로 참석한 홍문표 미래통합당 의원이 '집회 참가자 3명 가량과 접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보다 많은 인원과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채 함께한 사진이 나오면서 18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홍 의원은 17일 한 언론에 "(집회 주최 측인)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을 알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않았다"며 "집회에 다녀왔다고 다 검사를 받아야 하느냐"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구인 충남 홍성·예산에서 상경한 집회 참가자 '3명 가량'이 접촉자 전부이며, 전 목사가 있는 곳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집회 현장에서 홍 의원을 만났다는 지역구 관계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 사진에서는 다소 다른 정황이 나왔다. 홍성군의회 의장을 지내기도 한 통합당 소속 김헌수 홍성군 의원이 본인 SNS에 15일 집회에서 홍 의원과 찍은 사진을 게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사진에선 홍 의원 해명과 달리 그를 제외하고도 김 의원 등 이미 5명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속 홍 의원은 마스크를 벗어 귀 한쪽에 걸치고 있다. 해당 사진은 현재 김 의원 SNS에서 내려간 상태다.

김헌수 홍성군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왼쪽)과 그가 기초단체 관련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메신저 캡처. 김 의원 및 관계자 페이스북 캡처
아울러 지역구에서 수십명이 상경한 것으로 파악돼 추가 접촉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홍 의원이 이들과 악수를 나눴다는 목격담도 나오는 상황이다. 또 다른 지역구 관계자가 캡처한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에서는 김 의원이 "홍성에서 23명이 버스로 광화문에 다녀왔다. 집회 도중 홍 의원께서 햄버거를 사가지고 격려차 오셨다"고 말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추가 접촉자 여부와 관련해선 "당시 함께 촬영한 인원을 세명 정도로 생각했는데 추후 사진을 보니 5명이었던 것"이라며 "단순한 기억의 착오로 김 의원 등과 해당 사진을 촬영한 후 5분 정도 머물다 바로 다른 일정으로 자리를 떴고 이외 접촉자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광진구 보건소를 찾았으나 "검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정을 받고 돌아왔다고 한다.
한편 홍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또는 사무실도 아닌데다 당과는 관련이 없는 행사 자리에서 지역 구민에게 식사류(햄버거)를 대접했다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거법 113조는 국회의원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현재까지 정황만으로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는 어렵다"며 "구체적인 사실 관계나 신고 제보, 관계자 진술 등을 확보해 따져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 의원 측은 "홍 의원과는 관계없는 일로, 의원실에서 제공한 음식도 아니다"라며 "체면 상 김 의원이 홍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려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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