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한 달 반 앞두고 밥상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수요가 늘어 축산물 가격이 오른 데 더해 역대 최장 기간 장마가 덮치면서 채소류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가 끝난 뒤에는 곧바로 폭염이 뒤따라 물가 급등세가 추석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 과일, 생선 등을 포함한 신석식품지수는 112.33(2015년=100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상승했다. 특히 신선채소 물가가 1년 사이 16.5%나 올라 상승폭이 컸다. 지난달 내내 지속된 장마로 채소 수급 상황이 악화한 영향이다.
이달 들어서도 채소류 가격 고공행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농산물종합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올해 8월 중순 배추(상품 기준) 10㎏당 도매가격은 1만9,556원으로 1년 전(8,333원)에 비해 134.7% 급등했다. 무 20㎏당 도매가격 역시 같은 기간 9,083원에서 1만5,756원으로 73.5% 뛰었다. 주요 김장 재료가 모두 작년보다 2배 내외로 비싸진 셈이다.
이번 장마로 침수 피해가 큰 시설작물도 마찬가지다. 애호박 20개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8월 중순 1만7,700원에서 올해 6만7,712원으로 282.6% 치솟았다. 청상추는 4㎏당 3만67원에서 6만448원으로 2배 넘게 올랐으며, 적상추(4㎏당 3만2,267→5만7,772원)와 깻잎(2㎏당 2만3,100→4만4,992원) 역시 1년 사이 2배 가까이 비싸졌다. 대표적인 제수용 과일인 사과(홍로)도 지난해 10㎏당 4만4,075원에서 올해 8만352원으로 뛰었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배추 등은 정부 비축 물량이 있어서 어느 정도 수급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시설작물의 경우 생육기간이 30일 내외로 짧아 시설이 복구되면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수용 과일과 관련해선 "연초 냉해 피해로 지난해보단 가격이 오르겠지만 이번 장마엔 태풍이 동반되지 않아 낙과 피해는 적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나긴 장마 뒤 폭염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2018년의 경우, 채소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9월(12.3%), 10월(13.5%), 11월(13.7%) 3개월 연속 폭등하며 가을 내내 폭염의 영향을 받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보단 밥상 물가가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폭염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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