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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대구가 전면등교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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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대구가 전면등교 하는 이유

입력
2020.08.18 15:00
수정
2020.08.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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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더 안전하다" 자신감이 배경
원격수업 학습결손ㆍ학력격차 심화
자녀 돌봄 갈등…?인내심 한계점 도달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이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 후 첫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기고 있다. 지역 대부분 초중학교는 이날 개학했다. 고교는 학교에 따라 20일무렵 대부분 방학에 돌입해 내달 초 개학할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이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 후 첫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기고 있다. 지역 대부분 초중학교는 이날 개학했다. 고교는 학교에 따라 20일무렵 대부분 방학에 돌입해 내달 초 개학할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대구 등 일부 시ㆍ도교육청이 방역당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2학기 전면등교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무엇이 위험을 무릅쓴 전면등교를 선택하게 했을까.

전면등교 배경은 1차적으로 장기간 개학연기 내지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결손과 학생간 학력격차 심화에 있다. 여기에다 초등생 학부모의 돌봄 부담이 더해졌다. 무엇보다 “학교가 더 안전하다”는, 그 동안 경험과 학습을 통해 등ㆍ하교와 학교 내 방역관리에 대한 자신감이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개학연기와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결손과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개학 연기에다 등교 후 자율학습도 중단

'신천지' 악몽을 겪은 대구지역은 2월 중순 봄방학 이후 4월9일에서야 고3부터 온라인으로 개학했다. 등교개학은 5월20일부터이고, 이마저도 고3, 중3을 제외하면 격주 격일제다. 지역 상당수 고교에서 해오던 야간자율학습도 전면 중단됐다. 학생 학부모가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셈이다.

지역 대형학원 대부분도 4~6주간 휴원 내지 온라인 강의로 운영했다. 나 홀로 하거나 학원보다 비싼 개인, 그룹과외에 의존해야 했다. 이 때문에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극소수 최상위권 학생과 과외비와 학습환경을 지원할 수 있는 일부 가정을 제외하면 학력저하가 불가피했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6월 모의평가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교과목별 등급 커트라인이 최상위권은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지난해보다 높거나 하락했다. 반면 중하위권은 최상위권 등급 커트라인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되레 하락했다.

상위권 영향 적은 반면 중하위권 직격탄

지난해보다 문제가 쉽다고 평가 받는 국어는 1, 2등급 커트라인이 5점씩 상승했지만 3등급은 3점으로 그 폭이 줄더니 5등급 이하는 같거나 되레 낮았다. 등급은 최상위 1등급부터 최하위 9등급까지 있다.

이과학생들이 보는 수학 가형은 1~3등급은 지난해보다 1점씩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4~6등급은 4~6점이나 하락했다. 문제가 매우 쉽게 출제된 수학 나형은 1~3등급은 4~6점 상승했지만 5등급은 되레 2점이 낮았다.

교육전문가들은 “최상위권은 별 영향이 없는데 중하위권 학력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따로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소득수준에 따른 학습지원 여건이 달라 저소득층 학생의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돌봄 공백도 심각하다. 6월부터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보호자들은 다른 일은 거의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로 인한 부모와 자녀간에 없던 갈등도 생겨나고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학생간 학력격차가 심해지고, 돌봄 부담과 이로 인한 갈등 등으로 전면등교가 불가피하고 더욱이 대구에선 등교개학 후 학내 2차감염이 전무한 점도 고려했다"며 “최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19일 전국시도교육감회의에서 교육부 입장을 참고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전면등교를 권고했던 경북도교육청은 18일 초등 25, 중 16, 고교 25학급 이상 과대 학교에 대해선 학교 밀집도 3분의 2 이내를 권고했다. 이보다 적은 학교는 매일 등교한다는 의미다.

등교개학 후 확진자, 2차 감염 '제로'

시ㆍ도교육청의 전면등교 방침에는 “학교가 가장 안전하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학기 초만 해도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보 부족과 대응방법이 미숙해 개학연기나 원격수업이 불가피했지만, 지금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대구지역에선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개학을 한 5월20일 이후 지난달 초까지 대구지역 6, 7개교에서 지역사회감염으로 인한 확진자가 나왔지만 이로 인한 교내 2차 감염은 단 1명도 없었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학교는 등교 전 자가진단을 시작으로 체온 측정, 동선분리, 급식실 칸막이 설치에다 화장실에서의 양치질을 금할 정도로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다”며 “등교를 막으면 학원이나 독서실, 스터디카페, PC방 등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곳이 학교보다 열 배 백배 위험하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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