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맞아 연설 자료 공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14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시민평화제, 아! 김대중'에서 시민들이 김대중 아카이브 기록전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연설로 꼽히는 '행동하는 양심'의 육성 자료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17일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45년 전 김 전 대통령의 육성 자료를 최초로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이 1975년 4월 19일 사상가 함석헌 선생의 '씨알의 소리' 창간 5주년을 기념해 서울 중구 정동 젠센기념관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박정희 유신 정권에 맞서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한 대중 연설이다. 해당 자료는 185분 길이의 연설 중 '행동하는 양심'과 관련된 부분만 별도로 편집한 것이다. 3개의 파일로 이뤄졌고, 분량은 총 2분 5초다.
당시 만 51세였던 김 전 대통령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독재 정권에 맞서 적극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민 참여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이날 연설은 납치사건, 가택연금으로 탄압받았던 김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 시절 일반 시민 앞에서 한 유일한 연설이다. 공개된 자료에도 시민의 박수와 환호 소리도 그대로 남아 있다.
서거 전 마지막 연설서도 언급, DJ 정치적 유언 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14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시민평화제, 아! 김대중'에서 시민들이 김대중 아카이브 기록전을 관람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이라며 "함 선생님께서 자유당 때에 '생각하는 국민이라야 산다'고 말씀했는데, 생각하는 국민, 행동하는 국민이어야 만이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떳떳이 나와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싸우고, 떳떳이 나오기가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은 익명으로라도 엽서로, 전화로,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을 격려해서 그분들이 좌절되지 않도록 해줘야 됩니다"라며 "이렇게 우리 모두가 나설 때에 우리의 목적은 달성된다"고 했다.
행동하는 양심은 김 전 대통령이 1975년 3월 8일 동아일보 1면 하단에 기명으로 낸 후원 광고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민주화 운동 시기 그를 상징하는 표현이 됐다. 또 2009년 6월 11일 마지막 대중 연설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저항을 촉구하며 언급했는데, 서거 전 마지막 연설이었기에 이 표현은 김 전 대통령의 유언이 됐다.
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유신정권 시절 국내에서 한 유일한 연설"이라며 "청장년 시기 당대 최고의 대중 연설가로서 큰 명성을 얻었던 김 전 대통령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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