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29 전대 흥행 부진에 작심 비판?
"편 가르기하고 민생 보다 과거사·검찰에 집중"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당내 현안과 관련해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흥행 부진을 겪고 있는 8ㆍ29 전당대회를 관심과 논쟁, 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라고 혹평했고, 계속되는 편 가르기로 국민과 괴리가 심해졌다고 일갈했다.
조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위기에 마주 설 용기가 필요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전당대회 국면이지만, 집권세력에 대한 실망감이 현실화되는 현 상황에 이르러 우리 당에 대해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차별성 있는 비전 제시한 후보 전무, 靑 관계설정 언급도 없어"
박주민(왼쪽부터)·김부겸·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호남권·충청권 온라인(온택트)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우선 전대에 출마한 후보들 가운데 차별화가 돋보이는 비전을 제시한 이가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이렇게 이끌 것이고, 내가 최고위원이 되면 당은 저렇게 달라질 것이라고 하는 분을 찾기 힘들다"며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심과 논쟁, 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다. 분명 비정상적 상황"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니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고, 그러니 논쟁이 없다. 논쟁이 없으니 차별성이 없고, 비전을 두고 경쟁할 이유가 없으니 관심이 떨어진다. 악순환의 고리"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몇몇 주류 성향의 유튜브, 팟캐스트에는 못 나가서 안달이고, 이름만 가려 놓으면 누구 주장인지 구분할 수도 없는 초록동색인 주장만 넘쳐나고 있다"며 "이래도 되는건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당이 위기에 처했지만, 당 소속 의원들이 이를 언급하는 걸 주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여론조사 숫자로도 나타나지만, 우리는 지금 위기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지지율 숫자는 현실을 다 드러내지 못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방송에선 '정면돌파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당당한 주장은 대놓고 실명을 걸고 나오지만, '이대론 안 된다. 큰일이다'는 우려는 어쩌다 한 번 익명으로 나온다. 계속 자기검열에 열중하다 보면 그 익명조차 사라지겠다는 조바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극소수로 분류될 의견 피력하면 대답 없는 메아리에 그쳐"
6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당내 치열한 토론이 사라져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결정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조 의원은 "열린우리당 시절 악몽을 교훈삼아 이른바 '내부총질' 없이 단일대오로 국정수행을 튼튼히 뒷받침하는 것이 집권여당의 덕목이라는 데 일정 부분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 나온 결론이 국민의 눈높이와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다. 언제부턴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극소수로 분류될 여러 의견을 피력했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로 그쳤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언제부턴가 우리 편과 저 편을 가르기 시작했고 이중 잣대로 가늠했다”며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 “국정철학의 주요 축인 평등과 공정, 정의의 가치는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거꾸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고 쓴소리했다.
조 의원은 "이제라도 국민 눈높이, 국민 정서와 싱크로율을 높여야 한다. 총선에서 야당을 지지한 40% 넘는 국민의 뜻도 헤아려야 한다"며 "절차적 민주주의도 지켜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무엇보다 국민과 괴리되지 않는 상황인식이나 정책방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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