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공식 제안 없어...靑 무례하다" 불쾌감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을 제안했으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절로 불발됐다고 17일 청와대가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정식으로 제안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취임한 김 위원장은 아직 문 대통령과 공식 회동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정부ㆍ여당의 독주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킹 메이커'로서 한 때 문 대통령을 도왔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달 중 여야 당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지난 13일 (제가) 김종인 위원장을 대표를 예방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초청 의사를 전달하고, 이달 21일로 날짜를 제안했다"며 "그러나 통합당은 어제 불가함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김 위원장이 초청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초청에 응해서 얻을 게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는 14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대화를 해서 서로 이해가 될 수 있어야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 책임자를 교체하라는 요구 등에 묵묵부답인 청와대와 입법 독주를 강행한 여당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한 만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읽혔다.
문 대통령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감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의 ‘삼고초려’로 민주당의 비상대책위 대표를 맡았다. 이후 20대 총선 공천을 주도해 민주당을 제1당으로 만들었으나, 사사건건 갈등을 빚다 2017년 대선 전 민주당을 탈당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통합당에 합류한 뒤부터는 문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칼날이 더 예리해졌다.
다만 통합당은 청와대가 회담을 '공식 제안' 한 적 없다며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최 수석의 발표 뒤 입장문을 내 "빈말로 지나가듯 언저리에 던져놓고 마치 저희가 거부해서 성사가 안 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며 "청와대 하고 싶은 대로 다하더니 이제와서 돌변해 ‘회담하자‘고 팔을 비튼다. 국면 전환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 하면 저희는 따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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