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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대형 고객 유치 또 성공… IBM 서버 CPU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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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대형 고객 유치 또 성공… IBM 서버 CPU 수주

입력
2020.08.17 17: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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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파워 10' 칩, EUV 7나노 공정으로 위탁 생산
최고 경영진 교류-10년 공동 연구 등 신뢰 바탕

2016년 7월 7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와 대화하며 걷고 있다. 선밸리=AFP 연합뉴스

2016년 7월 7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와 대화하며 걷고 있다. 선밸리=AFP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 생산한다. 회사의 차기 주력 사업인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비전과 국제적 네트워크가 사업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IBM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POWER) 10' 설계 완료 사실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에 칩 생산을 맡기고 내년 하반기 새 칩을 장착한 서버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워10은 이 회사 CPU 중 처음으로 회로 폭 7나노미터(㎚, 10억분의 1m)의 초미세 설계가 적용됐으며 전작(파워9)에 비해 전력 효율이 최대 3배 높다. IBM은 "파워10을 기반으로 데이터 처리 능력과 보안성을 대폭 향상한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IBM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서버시장 점유율 3위(9.1%)로, 서버 CPU에 인텔 제품을 탑재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자체 개발한 칩을 장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문 물량에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 공정을 적용한다. 생산은 지난 2월부터 가동된 경기 화성사업장 내 EUV 공정 전용 라인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EUV 공정은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으로 반도체 기판에 7나노 이하의 초미세 회로를 새겨 칩 성능을 높이는 기술로, 파운드리 업계 1, 2위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만 운용하고 있다.

이번 거래 성사의 바탕엔 두 회사의 오랜 협력 관계가 있었다. 양사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와 파운드리 업체로서 10년 이상 반도체 공정 기술 연구를 함께 진행하며 2015년 업계 최초로 7나노 테스트칩(시제품)을 내놓는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최고위급 간 교류가 양사 신뢰 구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6년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진행된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이 부회장이 버지니아 로메티 당시 IBM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미래기술 분야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는 최근 IBM, 퀄컴, 엔비디아 등 대형 팹리스를 잇따라 고객으로 유치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5나노 칩 생산에 돌입하고 이번 달 업계 최초로 적층 구조 7나노 칩 시제품을 내놓는 등 치열한 공정 경쟁 한편으로, 지난 5월 평택사업장에 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라인 증설에 착수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1위 등극을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뒤 수시로 현장을 찾아 관련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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