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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심의위원회 결정 존중되어야 한다

입력
2020.08.18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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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 뒤로 보이는 삼성 서초사옥.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 뒤로 보이는 삼성 서초사옥.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를 바라보는 평가가 다양하지만 이중 잘 한 점을 들라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다음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는 서민존중정치, 둘째는 균형외교, 셋째는 검찰개혁이다.

문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권변호사라는 진솔한 이미지와 함께 서민의 아픔을 보듬을 줄 아는 넉넉함이 있었기에 그의 지지도는 많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유지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문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친북유화정책이니 친중반미정책이니 하여 비판하지만, 그래도 미중 양 강대국 사이에서 실리외교를 펼치면서 아슬아슬하게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하나는 검찰개혁이다. 내가 말하는 검찰개혁은 오늘날 전개되는 흙탕물싸움 같은 개혁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2018년에 문 정부 초기에 도입한 검찰의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이다. 그동안 검찰의 편의적 기소 불기소로 수많은 시비가 일어났고, 또 인권유린을 일으켜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무소불위의 권력을 견제하는 수심위 도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의지를 갖고 관철했으니 찬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이 수심위가 좌초의 위험에 처해 있다. 현재 검찰 수사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에 대해 수심위가 6월 26일 ‘수사중단 및 불기소 결정’을 내렸는데도 두 달 가까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도 도입 후 있은 7차례의 수심위 권고를 잘 수용하여 제도가 정착된다 싶었는데, 8차에 와서 참여의원 10명이 찬성하고 3명이 반대하는 압도적 다수가 불기소 및 수사중단을 권고했는데도 검찰은 여전히 좌고우면을 거듭하고 있다. 오랜 시간 수사하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해 최종 수심위에 의견을 물어본 것인데 또다시 주위 주장에 흔들린다면 이 제도의 생명도 다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가장 피해가 큰 것은 기업가정신의 쇠퇴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경영현장에서 촌음을 다투어 중요한 결정을 해 나가는 이들을 2년 가까이 불러대고 압박해 온 것은 기업경영활동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물론 죄가 있으면 법대로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하고 거기에는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 다만 투명하고 신속하게 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기업가를 가볍게 보는 시각이 변하지 않는 한 우수하고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창업대열보다 의대나 로스쿨 혹은 공시족으로 몰려가는 흐름을 멈추게 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 기로에 서 있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살려내야 한다. 이는 문 정부가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큰 업적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표정호 순천향대 글로벌경영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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