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측 "당일 검진 위한 병원 방문" 해명에도
'피 토했다' '걸음이 느러졌다' 등 이상설 확산
2007년 지병 이유로 총리 사퇴 전력 재조명
자민당 측근 "강제로 쉬게 해야 한다"고 주장
최근 건강 이상설이 돌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7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총리 측은 "여름휴가를 이용해 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당일 일정으로 검진을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아베 총리의 건강을 둘러싼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게이오대 부속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은 뒤 오후 6시쯤 병원을 나섰다. 아베 총리는 몸 상태를 묻는 취재진에 "수고하셨다"고만 답하고 사저로 돌아갔다. 병원 측은 이날 총리의 방문에 대해 "지난 6월 검진에 따른 추가 검사 때문"이라며 통상적인 검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검사를 받은 것을 두고 "총리 건강에 실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지지통신은 "자민당 내 총리 건강을 우려하는 의견이 확산된 시점에서 검진을 받은 것은 억측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병원 방문은 최근 건강 이상설 보도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일 발매된 한 주간지는 "지난달 6일 총리가 집무실에서 토혈(吐血ㆍ피를 토함)한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TBS와 TV도쿄 등도 아베 총리가 총리 관저에 들어설 때 걸음이 이전보다 확연히 느려졌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할 때에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보도하고 있다. 총리관저는 2015년 "아베 총리가 피를 토했다"고 보도한 주간지에는 기사 정정 요구 등 적극 항의했던 것에 비해 이번 보도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자민당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장기화로 인해 "총리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안색이 좋지 않다" 등의 말이 돌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전날 후지TV에 출연해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으로 연일 쉬지 못하는 상황을 거론하고 "책임감이 강해 본인이 쉬는 것을 죄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며칠이라도 좋으니 강제로 쉬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가도 술렁이고 있다. 총리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면 정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1차 정권 때인 2007년 9월 지병을 이유로 총리직 사퇴를 전격 발표한 전력이 있다. 당시 스트레스성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들었으나 각료들의 잇단 정치자금 스캔들과 참의원 선거 참패 등에 따른 지지율 하락이 배경이었다. 이에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따른 지지율 급락과 맞물려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최근의 상황이 총리직 사퇴 당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사퇴 후 개발된 신약 '아사콜'을 복용해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매년 오봉 명절(한국의 추석)을 전후로 야마구치현을 찾아 성묘하거나 야마나시현 별장에서 취미인 골프를 즐기며 여름휴가를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따른 여론의 비판에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귀성 및 이동 자제 요청으로 도쿄에 머물고 있다.
아베 총리는 15일 전국 전몰자 추도식 참석 후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사저에서 약 1시간 회담했다. 16일엔 사저에만 머물렀고 이날 검진 후 18일까지 휴가를 보낸 후 공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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