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교회도 간 적 없는데 접촉자라고 연락 받아"
온라인서 교회 접촉자 명의 도용 추정 피해 글 잇따라
전광훈 목사의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발(發) 집단감염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측이 접촉자 명단에 다른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를 도용해 허위 신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검사를 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는 것.
17일 온라인 맘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보건당국으로부터 '사랑제일교회 확진자와 접촉했으니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적이나 지인들 중 해당 교회를 방문한 적이 없는데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신고된 것이다.
한 누리꾼은 16일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커뮤니티인 맘카페에 "아침에 보건소에서 할머니한테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접촉자 명단에 있으니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이 왔다"며 "그런데 저희 할머니는 경북에 혼자 살고 있다. 서울은커녕 대구 시내도 못 나가는 분이고, 종교도 다르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보건소에) 동명이인이 아니냐고 물으니, 이름과 주소, 연락처 모두 다 맞다고 하더라"며 "이런 식이면 실제 접촉자들은 검사를 안 받고 다른 사람들이 검사 받게 되는 것 아니냐. 무섭다"고 걱정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댓글로 "집회에 간 것도 모자라 명의도용이라니", "실제 접촉자는 버젓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아니냐"며 교회 측이 고의적으로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거센 비판이 나왔다.
누리꾼 "이 시국에 집회도 모자라 명의도용까지, 분노"
한 누리꾼은 10살 어린이가 사랑제일교회 접촉자로 분류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남 양산시에 거주한다고 밝힌 이 누리꾼은 "양산시 보건소에서 저희 아이가 사랑제일교회 접촉자로 분류돼 명단이 넘어왔으니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연락이 왔다"며 "저희는 서울에 간 적도 없고, 교회도 안 다니는데, 우리 아이가 도대체 어떤 경로로 (접촉자) 명단에 포함됐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명단에 분류가 됐으니 검사는 무조건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아이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되느냐며 울고 불고 난리"라고 하소연했다.
이 누리꾼은 사랑제일교회가 접촉자 명단을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보건소에 문의한 결과, 사랑제일교회가 제출한 방문자의 휴대폰 번호를 통신사에 조회한 뒤 신분이 확인되면, 해당 명단을 각 지역 담당 보건소로 보낸다는 답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랑제일교회에서 명단을 허위로 작성해 보낸 게 분명하다. 정부는 1분 1초가 급하니 명단 진위 여부를 가릴 시간에 일단 검사부터 진행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이해한다"며 "이 시국에 집회를 연 것도 모자라 (접촉자) 명단까지 허위로 작성해 서울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딸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정 총리 "일부 교회 제출한 방문자 명단 정확성 떨어져"
정부 역시 사랑제일교회가 제출한 교회 방문자 명단이 정확하지 않다며 빠른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교회 측에 경고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일부 교회에서 제출한 방문자 명단의 정확성이 떨어져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당 교회 측에선 정확한 방문자 정보를 성실히 제출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어 "주말 광복절 집회에 일부 진단검사를 받아야 할 교인들이 참여했다는 정황도 있어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며 "해당 교회와 교인, 방문자 및 접촉자들은 즉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검사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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