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절차? FOC 검증 위한 한미훈련 연기ㆍ축소

한미 연합훈련의 사전 연습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이 시작된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한국과 미국 군은 예년 보다 축소된 규모로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연합군사훈련을 할 계획이다. 평택=뉴스1
문재인 정부 임기 내인 2022년까지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확보한다는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는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연기ㆍ축소된 것이 결정적 사유다.
2022년까지 한미연합사령관(미군 대장)에게 있는 전작권을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로 가져오는 것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한미동맹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합 지휘소 훈련(CCPT)을 이달 18일부터 28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며 “이번 훈련은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중점을 두고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 구조를 적용할 예행 연습을 '일부'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16일로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을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이틀 미루고,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훈련도 축소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미국 본토와 하와이ㆍ괌ㆍ오키나와에서 합류해야 할 미군 대부분이 입국하지 못하면서 훈련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는 있었다. 지휘소 훈련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져 감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전작권 전환 검증을 위한 훈련이 축소될 것이라고 군당국이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참이 언급한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 구조를 적용할 예행연습’은 미래연합사의 FOC 검증 예행연습으로, 이 연습마저 ‘일부 병행’한다고 못박았다.
FOC 검증 훈련은 이달 11~14일 진행된 사전연습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에서 실시됐고, 18일부터 시작되는 본 훈련에서는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이뤄지지 않은 검증은 내년으로 미뤄지는데, 내년에 제로베이스에서 FOC 검증을 다시 해야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훈련은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인 FOC,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으로 나뉜다. 정부는 올해 FOC를 마치고 내년에 FMC까지 완료해 2022년에 전작권 전환을 마칠 계획이었다. 올해 무산된 FOC 검증이 내년에 이뤄지면 3단계 FMC는 2022년으로 순연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세가지 운용 능력 평가를 충족했다고 곧바로 전작권 전환이 완료되는 건 아니라는 데 있다. △연합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의 3가지 조건도 추가로 충족해야 한다. 운용 능력 평가를 완료했더라도 미국이 3가지 조건이 미비하다고 판단하면 전작권 전환은 불가능해진다.
정부 소식통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내년에 FOC 검증을 할 수 있을 지 장담하기 힘들다. 2022년 전작권 전환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더구나 전작권 전환은 ‘산 넘어 산’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도 2017년 출범 이후 전환 시기를 ‘정궈 임기 내’에서 ‘조속한 시일 내’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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