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담팀 구성해 불법집회 주최자 수사 나서
확진자 193명 나온 사랑제일교회 신도 대거 참석
방역 당국 "신종 코로나 확산될라" 촉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보수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강행됐다.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을 폭행하는 사건까지 벌어진 가운데,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신자들 또한 이번 집회에 다수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광화문발(發) 신종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전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신도들과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 전파 가능성을 우려한 서울시와 방역당국의 결정으로 집회 대부분이 금지됐지만,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2곳의 집회에 다른 참가자들이 집중되면서 약 2만명의 참가자가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당초 집회가 열릴 계획이었던 경복궁역 일대에 경찰 병력이 집중되자 다른 보수단체 '일파만파'의 집회 장소인 동화면세점 앞으로 이동, 광화문 일대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질서 유지에 나선 경찰을 폭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경찰관을 폭행하고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 등을 받는 집회 참가자 30명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주거지를 기준으로 이들을 일선 경찰서에 분산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중심으로 다른 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불법 집회 개최를 주도한 주최자 등에 대한 수사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경찰은 전날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이들 단체에 대해 집회시위법 위반, 일반 교통방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교회 신도들을 이끌고 집회에 나온 전 목사에 대한 조사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총 193명으로, 서울시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리 수를 넘은 것은 코로나 발병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16일 전광훈 목사를 감염병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한 가운데,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전 목사의 재구속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편 이날 보수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집회 참가자 2명이 경찰 진압 과정 중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참가자 1명이 경찰버스에 부상을 당했다고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있었지만 본인이 '다친 곳이 없어 치료가 필요 없다'는 의사를 밝혀 이후 안전하게 귀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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