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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데시비르 파트너는 누구?

입력
2020.08.17 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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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 비축용 선점 노리는 제약사들
램데시비르와 상호보완 작용할 병용요법 절실?
면역ㆍ염증 조절할 치료제 후보들 임상시험 중

7월 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 관계자가 이날부터 국내에 공급된 코로나19 치료제 '램데시비르'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7월 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 관계자가 이날부터 국내에 공급된 코로나19 치료제 '램데시비르'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선두에 나서면서 예방접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러시아 백신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지만, 현재 속도라면 효능과 안전성이 개선된 다른 백신도 조만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19에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램데시비르’와 함께 쓸 코로나19 치료제를 놓고 국내외 제약업계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16일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용으로 공식 인정받은 약은 아직도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램데시비르 뿐이다. 당초 에볼라 약으로 개발됐으나, 코로나19 임상시험의 문턱을 넘은 유일한 치료제가 됐다. 하지만 램데시비르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회복 기간을 줄이는 데 그치기 때문에 단독 사용엔 한계가 있다. 더 확실한 치료를 위해선 파트너가 필요하다.

지난달 10일 기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은 1,013건이다. 대부분이 기존에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약이 코로나19에도 효과를 보이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전문가들은 이 중 염증이나 면역반응을 조절해주는 약이 코로나19에 의미 있는 반응을 보여 램데시비르와 함께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걸 최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몸에 들어온 초기엔 활발히 증식하면서 폐를 비롯한 조직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7~10일 지나면 면역체계가 작동하면서 바이러스 증식이 더뎌지는데, 이때 면역반응이 과하거나 염증이 심해지는 게 문제다. 램데시비르는 주로 감염 초기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이기 때문에 이어지는 과면역, 과염증 상태를 조절하려면 다른 약이 필요하다.

의료계에선 현재까지 거론돼온 코로나19 치료법 가운데 램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염증을 억제하는 덱사메타손은 알레르기 질환이나 천식, 류마티스 관절염, 폐질환 등 다양한 병에 쓰여왔다. 하지만 위염, 구토, 두통, 우울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가 많다. 결국 램데시비르의 파트너 자리는 사실상 비어 있는 것과 다름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시험 현황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시험 현황


이 가운데 다국적제약사 로슈와 일라이 릴리, 머크는 각각 ‘악템라’, ‘바리시티닙’, ‘레비프’의 임상시험에 나서면서 램데시비르 병용요법 자리를 노리고 있다. 원래 이들 약은 면역작용이 과하게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악템라와 바리시티닙은 올해 안에, 레비프는 내년 상반기에 코로나19 임상시험이 완료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악템라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해외 임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악템라의 가능성이 확인되면 국내용 개발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광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 종근당, 크리스탈지노믹스, 대웅제약 등 국내 기업 6곳도 각각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개발 중인 약이 램데시비르와 함께 병용요법 치료제로 낙점되면 제약사에겐 대규모 매출이 보장된다. 세계 각국이 앞으로의 추가 유행을 대비하는 비축용으로 앞다퉈 대량 구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치료제 ‘타미플루’를 각 나라가 인구의 20%분량 이상씩 비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 약 중에서 코로나19 병용요법 치료제를 찾아내는 게 기대만큼 만만친 않을 거라는 신중론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애초 다른 용도로 개발됐던 약이 코로나19에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내는 건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며 “이론이나 동물실험과 임상 적용은 천양지차인 만큼 냉철하게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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