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 언급 1회도 안 한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 언급 1회도 안 한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입력
2020.08.16 16:30
수정
2020.08.16 17:06
0 0

새로운 남북관계 구상, 구체적 청사진 모두 빠져
한반도 경색, 미 대선 일정 감안한 '단출한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선 대북 메시지가 단출해졌다. 과거 경축사에 담겼던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한 새로운 구상이나 장밋빛 청사진은 없었다. 대신 “남북 협력이 핵무기나 군사력보다 뛰어난 최고의 안보정책”이라며 보건 의료와 방역, 철도 연결 등 남북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올해 6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된 데다, 11월 미국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해 대북 메시지를 최소화한 것이다. 한 마디로 '북한의 즉각적 태도 변화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의 현재 대북 기조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진정한 광복은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반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삶이 보장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 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과거에 비해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축소됐다. 2017년 취임 첫해 경축사에선 남북관계 관련 발언에 2,600자 이상을 할애했지만, 올해 경축사에선 1,000자 안팎에 불과했다. ‘남북’이라는 단어가 8차례 쓰였지만, ‘북한’이란 단어는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2017년 14회, 지난해 9회 ‘북한’을 언급했던 것과 비교된다.

남북 협력사업 제안도 ‘이미 합의한 사안’ 수준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이라며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안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겠다”고 했다.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볼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 협력”이라며 이산가족 상봉이나 북한 개별관광도 간접적으로만 언급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와 삼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 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임기 내 비핵화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2045년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 등 구체적 청사진을 공개했고 2017년에는 남북 대화를 제안하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을 거론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6일 “북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은 물론이고 대화 촉구도 없는 매우 차분한 경축사”라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된 데다 11월 미국 대선 이후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대선 전에 남북관계 진전 동력을 확보하는 게 문재인 정부의 목표”라며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에 코로나 확산, 기록적 폭우까지 겹치면서 문 대통령이 던질 수 있는 것은 보건 의료 등 인도적 협력 제안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