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인트루이스 지역지 세인트루이스포스트-디스패치는 최근 'KBO리그가 진행 중인 가운데 김광현이 여전히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김광현의 기구한 사연을 전했다. 이 매체는 "김광현이 꿈을 좇지 않았다면 그는 지금쯤 야구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김광현은 그가 던지는 커브볼처럼 잔인한 아이러니에 직면했다"고 소개했다. 존 모젤리악 사장은 "우리가 김광현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해말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김광현은 올해 3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빅리그 선발투수의 꿈을 조기에 이루는 듯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 개막이 연기되면서 김광현도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 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개막했지만 그 사이 마운드 상황이 변하면서 김광현은 생소한 마무리 투수보직을 받았다. 지난달 25일 개막전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 2실점하며 흔들렸지만 팀 승리를 지켰다. 이후 팀 선발진에 다시 변화가 생겨 김광현은 당초 12일 피츠버그와 홈 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김광현의 등판은 또 미뤄졌다.
기나긴 '강제 휴식' 끝에 다시 받은 빅리그 선발 데뷔전 일정은 18일 시카고 컵스와 더블헤더 1차전이다. 지독한 불운의 연속 끝에 찾아 온 기회지만 코로나19 변수만 더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제부턴 '야구 갈증'을 씻어낼 가능성이 높다.
세인트루이스는 1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더블헤더를 독식하며 17일 만에 돌아온 리그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향후 일정은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부터 44일 동안 무려 11번의 더블헤더를 포함해 53경기를 치러야 한다. 휴식일은 단 이틀에 불과하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데다 마일스 마이컬러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등 투수진의 부상까지 속출한 세인트루이스는 선발투수 수급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 때처럼 김광현이 18일 선발 데뷔전에서 진가를 보여준다면 선발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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