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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무리하게 하면 담석증 생긴다는데…

입력
2020.08.17 19:00
수정
2020.08.17 20:18
18면
0 0

서구화된 식습관ㆍ고령화?등도 영향
작년 환자 21만명으로 4년 새 58% 증가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간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 돌처럼 굳어 통증을 일으키는 담석증에 노출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간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 돌처럼 굳어 통증을 일으키는 담석증에 노출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담석증은 담낭(쓸개)에 저장됐던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 돌처럼 굳어져 간이나 담낭, 담관에 쌓여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2015년 13만6,774명에서 지난해 21만6,325명으로 4년 새 58% 증가했다. 담석증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인구 고령화가 꼽힌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콜레스테롤 포화지수가 올라가면서 담석증이 많이 생긴다. 하지만 담석증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20, 30대 젊은이들은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발병하기도 한다. 급격한 섭취 제한으로 담즙 내 콜레스테롤은 늘고,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채민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저섬유질 위주 식습관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을 늘리고, 담낭의 담즙 배출을 어렵게 해 담석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담석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담낭에 생기면 '담낭 담석', 간 외 담관에 생기면 '간 외 담관 담석(총담관 담석)', 간 안에 생기면 '간 내 담석'으로 나뉜다. 담낭 담석(64%), 총담관 담석(22%), 간 내 담석(14%) 순으로 잘 발생한다.

증상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하다. 담낭 담석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발견될 때가 많다. 담낭에 있던 담석이 빠져나가 담관을 막으면 심한 복통이 생긴다. 복통은 오른쪽 상복부나 명치 부위에 생기고 식후에 주로 발생하며 악화하기 쉽다. 구역질ㆍ구토 등의 비특이적 소화기 증상이 동반된다. 합병증으로 급성담낭염ㆍ급성담관염ㆍ급성췌장염 등이 생기며 발열ㆍ황달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럴 때에는 곧바로 치료해야 한다.

담낭 담석은 혈액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을 때가 많다. 복부 초음파 검사로 담낭 담석을 확인할 수 있는데 진단율은 98% 정도다. 하지만 담관 담석 발견율은 30~40%로 비교적 낮고 지방간이 심하거나 위ㆍ장의 가스가 많이 차면 자세한 관찰이 어렵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담석증 검사법은 내시경 초음파 검사다. 다른 검사에서 발견하기 힘든 3㎜ 미만의 미세 담석까지 발견할 수 있다. 조영제를 쓸 필요가 없고 수면내시경 검사처럼 검사하므로 환자 부담이 적다. 또한 지방간이나 장내 가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담관 담석은 증상이 없어도 치료해야 한다. 간 외 담관에 있는 담석은 대부분 내시경적 역행성 담도조영술로 치료한다. 수면상태에서 내시경을 입을 통해 십이지장에 있는 담관 입구까지 밀어 넣은 다음 각종 치료 기구로 담석을 부숴 제거한다. 내시경 치료 24시간이 지나면 물부터 시작해 식사할 수 있다. 다만 내시경적 역행성 담도 조영술은 일반 소화기 내시경 검사보다 난도가 높아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의사에게 받아야 한다.

황호경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오랫동안 소화불량 증상을 위염ㆍ위궤양인줄 알고 치료를 받았다가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받은 초음파 검사에서 담석이 발견된 환자도 종종 있다”고 했다. 황 교수는 “배가 콕콕 쑤시는 복통 때문에 위내시경 검사를 했는데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담석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식사ㆍ운동,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ㆍ과일ㆍ생선 등은 콜레스테롤 담석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우유ㆍ멸치 등과 같은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면 담석이 생기기 쉽다는 말은 오해다. 오히려 고지방ㆍ고탄수화물 식사를 자주 하면 담석이 자주 발생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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