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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S] 개편한 멜론, '고인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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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S] 개편한 멜론, '고인물' 됐다?

입력
2020.08.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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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서비스 플랫폼 멜론(Melon)의 ‘24Hits’ 차트는 과연 성공적인 개편의 결과물일까. 멜론(Melon) 제공

음원 서비스 플랫폼 멜론(Melon)의 ‘24Hits’ 차트는 과연 성공적인 개편의 결과물일까. 멜론(Melon) 제공


편집자주

※ 편집자주 = [홍혜민의 B:TS]는 ‘Behind The Song’의 약자로, 국내외 가요계의 깊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음원 서비스 플랫폼 멜론(Melon)의 '24Hits' 차트는 과연 성공적인 개편의 결과물일까.

지난달 6일 실시간 차트를 전격 폐지한 멜론이 새롭게 도입한 '24Hits' 차트는 24시간을 기준으로 1곡당 1인 1회 재생한 건수만 차트에 반영되는 방식으로 매시간 업데이트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대대적인 차트 집계 방식 개편을 통해 ‘사재기 논란’과 팬덤의 '스밍총공(스트리밍 총공격)'을 지우겠다는 의도였다. 실제로 '24Hits' 차트 도입 이후 한동안 뜨거웠던 사재기 논란은 제법 사그라들었고, 인기 아이돌들의 수록곡 '줄 세우기' 현상 역시 눈에 띄게 사라졌다.

하지만 '24Hits'를 성공적인 개편이라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 새로운 차트 도입에도 해결되지 않은 몇몇 문제들과 새롭게 고민해야 할 지점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탓이다.

가장 먼저 짚어볼 점은 멜론의 실시간 차트 폐지 이후에도 거센 팬덤의 '스트리밍 경쟁'이다.

멜론의 '24Hits' 차트 도입 이후 오후 6시 발매되는 신곡이 곧바로 7시 차트 진입에 성공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이러한 상황 속 팬덤은 자연스럽게 아직 실시간 차트를 유지하고 있는 지니·벅스로 몰려들었다.

소수의 차트에서 다수의 팬덤이 '스밍' 경쟁에 나서며 자연스럽게 남아있는 실시간 차트 내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일각에서는 "1위 경쟁은 차치하고, 멜론 개편 이후에는 지니나 벅스 차트의 중상위권 진입조차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첩첩산중으로 일부 팬덤은 '다수의 아이디 생성' 등 새로운 방법 모색을 통해 멜론 '24Hits' 진입을 위한 스트리밍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는 1위에서 100위까지 순위 표기만 사라졌을 뿐, '24Hits' 차트가 사실상 '톱100' 차트나 마찬가지라는 시선의 영향도 배제하기 어렵다.

'줄 세우기' 현상이 사라지며 맥이 끊긴 줄 알았던 '스밍총공' 현상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심지어 더욱 가열되는 모양새다. 단순한 '차트 폐지'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해결법의 모색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또 다른 문제는 신곡이 차트에 빠르게 진입하며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실시간 차트와 달리 상위권 진입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24Hits'를 두고 제기되는 ‘고인물’이라는 지적이다.

실시간 차트 당시에도 이 같은 불만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새로운 집계 방식이 도입된 이후 신곡의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이미 차트에 진입해 있던 곡들이 장기적으로 차트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상위권의 경우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상위권 대부분의 곡이 때때로 순위만 바뀔 뿐, 큰 변화 없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싹쓰리의 신곡이나 최근 화제를 모았던 블루(BLOO)의 'Downtown Baby' 등 화제성이 있고 좋은 노래는 '24Hits' 차트에서도 빠르게 상위권에 등극한다”며 이 같은 지적을 반박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철옹성 같은 차트를 뚫고 진입에 성공하는 신곡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큐레이션'을 위한 개편을 진행했던 멜론이 트렌드와 다양성을 함께 잃어가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사용자 맞춤형 추천 서비스인 'MY 24Hits'를 필두로 한 멜론의 큐레이션 서비스 역시 당초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4Hits' 집계 방식이 모든 이용자를 충족시킬 만한 차트를 제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개개인의 취향에 최적화된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가 뒷받침된다면 상당 수준의 아쉬움을 절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멜론이 제공하고 있는 관련 서비스는 '맞춤형 추천'이라 부르기도 미비한 수준이지만, 향후 이 같은 부분이 개선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도 기대해 봄 직하다.

이번 멜론 차트 개편으로 팬덤의 플랫폼 이탈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다. 하지만 최근에는 좀처럼 변화가 없는 '철옹성' 같은 차트에 염증을 느낀 사용자들의 이탈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대적인 차트 개편이 성공적인 결과물로 남을 수 있도록, 보다 더 치열한 성장의 고민이 필요할 때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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