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G엔터테인먼트가 5년 만에 선보인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가 심상치 않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새 시대가 열린 걸까. YG 신인 그룹 트레저가 심상치 않다.
트레저는 YG가 빅뱅 위너 아이콘에 이어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보이그룹이다. 자체 제작 서바이벌 프로그램 'YG 보석함'을 통해 선발된 12명의 멤버들로 구성된 트레저는 데뷔 전부터 'YG 신인'이라는 타이틀 덕분에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이 팬들은 물론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어딘가 'YG답지 않은' 이례적 행보 때문이었다.
이들의 데뷔 소식이 전해진 뒤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것은 무려 12명에 달하는 트레저의 멤버 수였다. 그동안 YG가 선보였던 그룹들은 대부분 4~5인조로, 그나마 가장 멤버 수가 많았던 아이콘 역시 6인조(현재 기준)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YG 첫 대규모 아이돌 그룹에 이목이 쏠린 것은 당연지사였다.
이 같은 파격적 멤버 구성은 트레저가 이어나갈 '남다른' 행보의 시작점이었다. 지난 7일 데뷔 싱글 앨범 'THE FIRST STEP : CHAPTER ONE'의 타이틀곡 'BOY'를 공개한 트레저는 음악과 안무 모두 기존 YG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인원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힙합 스웨그'에 중점을 뒀던 기존 YG 아티스트들과는 확실히 다른 결이었다. 오히려 이들은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 '칼군무'로 정평이 나 있는 그룹들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군무를 앞세우며 '힙합 그룹' 대신 '아이돌'의 색을 짙게 입었다.
음악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그간 YG가 선보였던 선배 그룹인 빅뱅 아이콘 위너 2NE1 블랙핑크 등에 비해 힙합의 색깔은 덜어내고, 아이돌의 느낌을 강조했다. 'YG다움'을 벗어 던지고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트레저를 두고 과연 이들이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트레저는 최근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멤버들의 연령대와 이미지를 고려했을 때 소년적인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힙합을 미뤄두고 그에 맞는 콘셉트를 보여드리고 있는 중"이라며 "하지만 결국 저희가 추구할 음악색은 조금 더 힙합에 가까울 것 같다. 다만 그 속에서 공감을 통해 대중 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기존 팬덤에서 한층 스펙트럼을 넓힌 팬덤을 겨냥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듯한 트레저의 전략은 제대로 먹혔다. 평균 연령 19세, 아이돌 팬덤에서 반향을 일으킬만한 탄탄한 실력과 매력적인 비주얼, 한 장르에 매몰되지 않은 대중성을 갖춘 음악 등은 이들을 데뷔와 함께 '올해 K팝 최고 루키'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데뷔 전 앨범 선 주문량만 20만 장을 돌파하며 상반기 결산 신인 최고 초동 기록을 세웠던 트레저는 지난 13일 앨범 출시 하루 만에 12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올해 데뷔한 K팝 신인 가운데 가장 많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아티스트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타이틀곡 ‘BOY’ 뮤직비디오 역시 유튜브 공개 26시간 만에 1,000만 뷰를 돌파했으며, 현재 2,000만 뷰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을 통해 복귀 무대를 가진 뒤 컴백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었던 그룹 빅뱅이 코로나19로 인한 행사 취소로 컴백 일정 재조율 중인 가운데, 위너는 김진우의 대체 복무 시작 이후 송민호와 강승윤이 각각 하반기 솔로 활동을 예고했다. 아이콘의 경우, 아직까지 별 다른 컴백 일정이 예고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는 보이그룹이 전무한 YG에게 트레저는 분명 '구원투수'다. 본격적인 글로벌 기록 행진을 시작하며 블랙핑크와 ‘쌍끌이’에 나선 이들이 앞으로 'YG 고유의 색깔'과 '아이돌의 대중성'이라는 시소 위에서 영리하게 중심을 잡으며 독보적인 입지를 쌓아 나갈지, 지켜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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