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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기름 덕에... 상반기 8200억 깜짝흑자 낸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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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기름 덕에... 상반기 8200억 깜짝흑자 낸 한전

입력
2020.08.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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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기요금 개편 나설 전망
연료비 연동제? 도입되나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전력공사가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상반기 기준으로 2017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전은 13일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8,2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조1,657억원으로 0.5%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56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전이 상반기 안정된 실적 달성을 토대로 올 하반기 과감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료비는 7조5,5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감소했다. 전력구입비는 12.5% 줄어든 8조2,951억원이다. 전체 비용에서 연료ㆍ전력구입비로만 약 2조6,000억원을 아낀 셈이다.

반면 전기판매 수익은 0.8% 감소한 2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 등으로 전력판매량이 2.9% 하락한 탓이다. 계약종별 전기판매량 증감률을 보면 주택용(5.2%)과 농사용(0.7%)은 올랐지만 산업용(-4.9%), 일반용(-1.8%), 교육용(16.2%)은 감소했다.

석탄이용률도 58.8%로 전년 대비 6.7%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의 겨울철 미세먼지 감축 대책에 따라 일부 화력발전이 가동을 멈추거나 출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원전이용률은 77.6%로 1.7%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한전은 "실적이 원전이용률 보다는 국제 연료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전 전체 영업비용에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약 60%를 차지하는데 이 비용이 국제 유가에 비례해 변동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올 하반기 연료비 연동제를 뼈대로 하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 생산에 쓰이는 석유 등 연료 가격 변동을 전기료에 바로 반영하는 제도다. 산유국인 멕시코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는 연료비 연동제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현행 전기료 체계는 일정한 금액을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고정형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탓에 한전은 저유가 시기에는 흑자, 고유가 시기에는 적자를 내며 실적이 널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는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가가 내려가면 전기료를 덜 내고 올라가면 많이 내면 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들은 전기료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반대로 유가가 오를 때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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