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중ㆍ러 백신 원조"
인니 조코위, "한ㆍ중 공동 백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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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가운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1일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 현황을 듣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궁 제공
동남아시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1, 2위 국가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정상이 연일 백신 확보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쪽은 백신 개발국의 원조, 한쪽은 백신 공동 개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13일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10일 밤 TV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백신 제공 제안 수용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믿는다, 내가 처음 맞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의회 국정연설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필리핀이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얻거나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전화로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년간 과학 연구에 거의 투자하지 않은 탓에 중국과 러시아에게 백신을 구걸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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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의회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라플러 캡처
반면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1일 서부자바주(州) 반둥의 한 대학병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 기념식에 참석해 중국업체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백신 개발을 독려했다. 그는 “내년 1월에는 백신 생산을 시작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 백신 ‘메라푸티(인도네시아 국기를 상징)’의 생산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업체와도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며 “백신 생산 목표가 (인도네시아 인구 2억7,000만명보다 많은) 3억4,700만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행보는 다르지만 양국 정상이 백신에 목매는 이유는 같다. 전날 기준 필리핀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14만3,749명, 인도네시아는 13만718명으로 동남아시아 10개국 중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일 신규 환자가 7,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필리핀이 6일부터 인도네시아를 따라잡았다.
그렇다고 초기의 강경 봉쇄 조치를 강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전년동기대비 올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필리핀은 -16.5%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악, 인도네시아는 -5.32%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망가지고 있는 경제 때문에 느슨한 형태의 제한 조치만 이어가고 있는 양국 입장에선 백신이 유일한 돌파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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