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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내가 하는 것

입력
2020.08.14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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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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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15일, 우리는 언어의 권리도 회복했다. 바로 그 전날까지 '국어'는 일본어를 의미했지만 이제 우리말을 국어라 할 수 있게 되었다. "언어는 사고를 담는 그릇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말을 되찾은 것은 국권의 회복에 버금가는 중요한 일이다. 8ㆍ15 광복 전까지 일본어를 써야 했던 우리 민족은 일본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세계를 보는 것을 강요당해 왔다.

광복 후 7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우리는 우리말 속에 전문용어인 양 행세하고 있는 일본어 투 단어를 말끔히 정비하진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단어는 그 어원을 찾아 우리말인지 일본말인지 구분할 수 있다지만 문장에 스며든 일본어 투는 그 유래가 잘 드러나지 않아 정체를 캐내기 쉽지 않다.

문장의 구성은 단어보다도 사고의 방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런 대표적인 예로 '생각되다' '느껴지다' 등이 있다. 일본어는 이런 식의 피동 표현을 즐겨 쓴다. 하지만 우리말에서는 능동 표현을 선호한다. 생각은 내가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하며, 느낌은 내가 느끼는 것이므로 '느낀다'라고 한다. '생각한다'는 표현이 판단이나 주장을 나타내기도 하여 사용하기 부담스러우면 그냥 '생각이 든다'라고 하면 된다.

일제 강점기부터 우리말 문장에 디밀고 들어오던 피동 표현들은 아직도 살아남아 있으며, 이제는 영어 번역 투의 영향까지 더해져 점점 세를 불리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는 "경찰이 붙잡았다"로 "경제가 발전됐다"는 "경제가 발전했다"로 "생산량이 감소됐다"는 "생산량이 감소했다"라고 쓰는 것이 우리말답다.

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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