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우리나라 이상기후 현황 및 지구 기후 전망'
6월 평균기온은 22.8도인 반면 7월은 22.7도에 그쳐
7월 긴 장마 이어진 탓... 여름철 강수량도 역대 2위
올해 6월 '초여름'이 7월 '한여름'보다 더운 '기온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장마가 장기화하면서 사실상 7월 한 달 동안 비가 온 탓이다. 긴 장마가 뿌린 비에 강수량도 현재 2011년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 중이다.

장맛비가 일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기상청은 13일 '우리나라 이상기후 현황 및 지구 기후 전망'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이례적으로 7월의 평균기온(22.7도)이 6월(22.8도)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1973년 이후 처음으로, 6월에는 때 이른 폭염으로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했지만 7월에는 매우 선선(평균기온 44위)했기 때문이다. 평년 6월의 평균기온은 21.2도, 7월은 24.5도로 통상 7월이 6월보다 3도가량 더 높다.
여름에 한정되지 않고 올해 내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가 이어져 월별 기온 변동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1~3월, 6월은 역대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지만 4월과 7월은 44위를 기록하며 예년보다 기온이 낮았다. 다만 1~7월 평균기온은 역대 3위(12.7도)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추세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11일 장마로 임진강 하류에 물이 불어나 강 근처 농경지가 잠긴 모습이며, 왼쪽 사진은 13일 수위가 잠시 안정되자 평소처럼 모습을 드러낸 농경지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장마가 길어지면서 올해 여름철 전국 강수량(6월 1일~8월 10일)은 879.0㎜로 평년(470.6∼604.0㎜)보다 많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여름철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1년(942.2㎜)이다. 올해는 이미 중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최장 장마 기록을 경신했다. 중부지방은 오는 16일 장마가 끝나면 장마 기간이 54일로, 앞서 1위였던 2013년 49일보다 5일 더 늘어난다. 기온 상승에 따라 강한 강수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강수량은 최근(2011~2019년) 과거(1912~1920년)보다 86.1㎜ 증가했다.
기상청은 올해 7월이 선선하고 장마가 길어진 이유로 북극 고온 현상을 꼽는다. 찬 공기를 가둬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6월 말부터 우리나라 주변의 대기 상ㆍ하층에 찬 공기가 오래 정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1~6월의 시베리아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았고, 6월은 10도 이상 높았다. 6월 20일에는 러시아 베르호얀스크에서 최고기온이 38도를 기록했다. 러시아기상청에 따르면 7월 22일 기준, 시베리아 지역 내 이상 고온이 나타난 188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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