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공정 기반 7나노 이하 칩에 적층 기술 적용 성공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초미세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에 적층 기술을 적용한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EUV로 반도체 회로를 폭 7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로 세밀하게 새기는 것을 넘어 칩을 쌓아올리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한층 좁은 면적에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고객 의뢰를 받으면 바로 제품을 개발·양산할 수 있는 채비도 마쳐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합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는 최근 EUV 기반 7나노 칩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 '엑스큐브(X-Cube)'를 적용한 테스트칩(시제품)을 생산했다. 엑스큐브는 웨이퍼(반도체 원재료)에 회로를 새긴 상태의 칩을 여러 개 얇게 쌓아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정보를 처리하는 로직 부분과 저장을 담당하는 캐시메모리 부분으로 나뉘는데, 통상 같은 기판에 두 부분을 병렬 배치하는 형태로 설계된다. 반면 엑스큐브는 로직 칩과 캐시메모리 칩을 따로 만든 뒤 직렬 배치해 전체 칩 면적을 줄이고 자유로운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회사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일반 공정에 적용되던 적층 방식을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 처음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위아래 칩을 접합할 때 전선 대신 미세 실리콘 볼을 사용하는 최첨단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이 적용돼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성과를 앞세워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 추격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원래 7나노 이하 칩 적층 기술 개념은 지난해 TSMC가 처음 제시했지만 실제 개발은 삼성이 먼저 성공한 형국이 됐다. 전세계 파운드리 업계에서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능력을 갖춘 회사는 이들 2곳뿐으로, 양사는 스마트폰, 개인용컴퓨터(PC), 서버 등 주요 정보기술(IT) 분야의 대형 제조업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팹리스 고객들이 새 기술을 활용해 5나노 및 7나노 공정 칩을 설계할 수 있도록 엑스큐브 설계툴을 제공하는 한편 이들의 발주에 즉각 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출 방침이다. 강문수 파운드리 마켓전략팀 전무는 "팹리스 고객이 삼성전자의 생산 인프라를 이용할 경우 개발 오류를 빠르게 확인하고 칩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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