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강원전에서 광주축구전용구장 첫 관중맞이
‘빛고을’ 광주에서도 축구전용구장 시대가 열린다.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관중석과 경기장의 거리는 가까워졌다지만 가변석 설치를 통한 불완전한 형태의 경기장인데다, 지붕이 없어 비라도 내리면 우산 없인 경기를 관전하기 힘든 환경이란 게 가장 큰 걱정이다.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광주FC는 16일 광주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 새로 만든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처음 유관중 경기를 치른다.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광주는 그간 육상 트랙이 깔린 약 4만석 규모의 광주월드컵경기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해 온 탓에 관람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전보다 나은 경기관람 환경을 원하는 팬들의 염원과, 목포축구센터를 클럽하우스로 삼아 홈 경기 때도 이동거리가 상당했던 선수단 사정을 고려해 광주시는 올해 1만7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을 설립하고 경기장 인근엔 클럽하우스를 만들었다. 원래 올해 초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공사가 늦어지면서 지난달 14일에야 경기장 시설점검을 진행, 조건부 승인을 받아 무관중으로 개최한 지난달 25일 수원 삼성과 홈 경기에서 처음 이 구장을 사용했다.
구단은 최근 홈경기 개최를 최종 승인 받아 16일 강원과 16라운드 경기에서 처음 관중을 맞이한다. 지난해 DGB대구은행파크를 열어 ‘대박’을 친 대구FC의 열기가 광주로 이어질 거란 기대가 컸으나, 완공이 늦어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우려로 관중 없이 문을 열어 다소 김이 샌 모습이지만, 광주 축구팬들은 새로운 관람환경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날 첫 유관중 경기에선 일단 수용 가능인원의 약 21% 수준인 2,094명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경기장과 관중석 간 거리가 6m 밖에 되지 않아 선수들의 호흡소리까지 들어가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여기에 조명과 LED 광고판이 새로 깔려 시각적 효과도 개선된다는 게 구단 설명이다. 선수들은 팬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창단 10주년 기념 유니폼을 입고 이날 경기에 나선다.
걱정은 날씨다. 4면의 관중석 가운데 한 면, 그 가운데서도 본부석 주변에만 지붕이 설치돼 경기 당일 비가 내리면 관중들은 빗줄기 속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당장 지붕 설치 계획이 없어 앞으로도 경기일에 비나 눈이 오면 관중 유치에 타격이 크다. 광주 관계자는 “일단 강원전이 열리는 16일엔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보됐지만, 예보가 틀리는 경우도 많아 다소 걱정”이라고 했다.
걱정은 걱정이고, 경기는 경기다. 선수들은 새 경기장에서 처음 팬들과 만나는 날 꼭 이기고 싶다는 각오를 전한다. 광주 주장 여름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홈 팬들에게 인사하는 자리”라며 “승점 3점을 따고, 무패 행진도 이어가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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