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ㆍ인도 이민자 부모 아래 흑인 문화 속에 성장
법조계 거쳐 상원에 입성…'소수' '다양성' 경쟁력으로
1년 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에 도전하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이 이번엔 바이든의 손을 잡고 백악관 입성을 꿈꾼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해리스 낙점 소식이 알려지자 최초의 흑인ㆍ아시아계 부통령 탄생 여부가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다.
자메이카계 父ㆍ인도계 母 이민자 가정 출신
캘리포니아주(州)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해리스 상원의원은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아버지는 자메이카에서, 어머니는 인도에서 건너 온 이들로, 부모의 이혼 후엔 주로 어머니와 함께 살며 흑인 문화권에서 자랐다. 유년기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에서 5년여간 학업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대학 생활은 미국의 명문 흑인 대학인 하워드대에서 했다.
해리스 의원은 자신의 흑인 정체성을 정치활동에서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의회에 진출한 후에도 흑인 의원 모임에 참여했고, 지난해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의 생일에 민주당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최초 흑인 여성의원인 셜리 치솜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 자신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출신 "나는 진보적 검사"
캘리포니아주에서 검사 생활을 한 해리스는 2003년부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방검사로 일했다. 이후 2011년부터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으로 거의 두 번 임기를 지내면서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영국 BBC방송)로 명성을 얻었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낸 흑인 여성은 그녀가 최초다.
해리스는 자신을 진보적 검사로 표현하면서 사법제도의 깊은 불평등을 고쳐나갈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상원의원으로서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브렛 캐버노 당시 연방대법원장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 대한 신랄한 심문으로 진보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당선, 백악관을 향한 도전
2016년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해리스는 당시 10여년 만에 의회에 입성한 흑인 여성이었다. 정보위원회와 법사위를 포함한 상원에서 몇몇 고위직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 후보에까지 도전했으나 자금력 부족 등으로 중도 하차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는 첫 토론 후 투표에서 급부상하면서 선두 주자로 부각됐으나 힘을 더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진보와 중도 사이를 오가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민주당 경선을 진행하면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개혁적인 의료보험법안을 지지하기도 했고 연방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사법제도 개혁 등과 관련해선 해리스의 입장이 선명하지 못하는 비판도 나온다. NYT는 "해리스 의원이 흑인 여성, 중산층 여성의 표를 끌어 모을 수 있다"면서 "특히 하워드대의 30만명이 넘는 동문 네트워크 역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해리스의 오랜 법조계 생활 경력이 경찰 개혁 운동을 간절히 원하는 일부 유권자들에겐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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