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수원FC 입단한 조원희 인터뷰
누군가는 그를 흘러간 선수, 누군가는 그를 공 잘 차는 유튜버로 기억한다. 지난 1일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선두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현역으로 복귀한 조원희(37) 얘기다. 10~20대 축구팬들에겐 유튜브 채널 ‘이거해조 원희형’에서 더 친숙한 그가 현역 복귀를 택하자 선배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인물이 차범근(67)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박지성(39)이다. 조원희 스스로 유튜브에서 ‘한국축구 레전드’라 불리는 이들보다 위라며 농담 삼아 내뱉었던 ‘조차박’의 ‘차박’으로부터 응원을 받은 셈이다.
조원희는 12일 수원종합운동장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역 복귀 후 차범근 감독님과 박지성, 그리고 이영표 선배가 ‘남들이 해내지 못한 걸 해내고 있는 것’이라며 응원 메시지를 줘 힘이 났다”며 “앞으로 더 잘 할 수도 있고, 힘든 상황이 더 올 수 있지만 극복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다른 선수들이 나를 도와주는 입장이지만, 최대한 빨리 몸을 끌어올려 선수들의 짐을 덜어주고 도움이 되고 싶다”며 “오로지 팀의 승격만 바라보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원희는 아드보카트의 황태자로 불리며 2006년 독일월드컵과 도하 아시안게임을 경험한 베테랑 수비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래틱, 중국 광저우 헝다, 우한 잘, 일본 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까지 두루 경험했다. K리그에선 지난 200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한 이후 광주 상무, 수원 삼성, 경남FC, 서울이랜드를 거치며 2018년 은퇴 전까지 291경기에 출전했다. 참 많은 리그와 구단을 거친 선수다.
그런 그는 재작년 수원 삼성과 재계약이 어려워지자 ‘박수 칠 때 떠나자’는 마음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쉬는 내내 경기장 잔디내음이 그리웠단다. 그럴 때 그가 품은 열정을 끄집어 낸 건 서정원(50) 전 수원 삼성 감독이다. 그는 “서 감독님도 나처럼 자유로운 시간이 생겨 서로 연락할 일이 많았는데, 내게 ‘선수로서 잠재력이 분명히 있다, (현역에) 복귀 할 수 있다면 무조건 하라’는 얘기를 해주셨다”며 “서 감독님이 해주신 얘기가 현실이 됐다는 게 꿈만 같았다”고 했다.
복귀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조원희는 “김도균 감독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열정을 전했고, 감독님은 내 열정과 몸상태를 확인하고 싶으셨던 것 같았다”며 “울산대와 연습경기에 출전해 70분가량 뛰었고, 그 뒤로 초조하게 연락을 기다렸다”고 했다. 연습경기 2,3일 뒤 구단의 ‘합격통보’를 받았다는 그는 “아내가 현역 복귀에 대한 걱정이 컸다”며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드는 점이 아쉽지만, (가족과 함께)극복해 나가겠다”고 했다.
수원FC 복귀전을 포함해 현재까지 292경기에 출전한 그는 올해 8경기에만 더 나서면 300경기 출전 기록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는 “300경기 출전을 욕심내기보다 팀의 K리그1 승격을 먼저 바라보고 뛰겠다”고 힘줘 말하면서 “지금까지 경기장 안팎에서 쌓은 노하우를 수원FC 선수들에게 다 쏟아 붓고 나가고 싶다”고 했다.
유튜브 전략도 수정했다. 그는 “지금 나는 ‘이거해조 원희형’ 운영자라기보다 수원FC 선수”라며 “모든 영상은 구단 허락 아래 나가는데, 능력 있는 수원FC 선수들을 알리고 K리그 매력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실제로 그의 소속팀 수원FC는 현재 승격을 향한 중대 고비에 놓였다. 13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승점 25로 1위에 올라 있지만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24)과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3위 제주(승점 24)의 추격을 받고 있다. 당장 오는 16일 제주를 상대로 홈 경기를 펼친다. 그는 "1,000명(정원) 관중이 들어차면 힘이 많이 날 것 같다"며 "매진이 되면 (팬이 원하는)무엇이든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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